
FC서울의 이승렬(가운데)이 2일 열린 삼성하우젠컵 수원 삼성과의 경기 전반 결승골을 터뜨리자 수원 선수들이 허탈해하고 있다.
FC서울, 이승렬의 결승골로 수원 울려
수원은 19경기만에 시즌 첫 패배 기록
수원은 19경기만에 시즌 첫 패배 기록
공이 밖으로 나오자, 양복을 입은 차범근 수원 삼성 감독이 벤치에서 나와 발로 그 공을 잡았다. 오랜 만에 그라운드에서 보는 차 감독의 발기술이었지만, 수원팬들로선 그 광경을 한가롭게 볼 수 없는 상황이었다. 차 감독은 공을 자기 선수에게 바로 넘겨 조금이라도 빨리 스로인이 가능하게 했다. 그 시각이 후반 37분이었으니, 0-1로 뒤지고 있는 수원은 다급한 처지였다. 후반 추가시간이 7분이나 주어졌지만, 수원은 동점골을 넣지 못했다. 올시즌 수원의 무득점도 처음이었다.
2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프로축구 하우젠컵 수원과 FC서울의 경기. 3월9일 대전 시티즌을 2-0으로 이긴 뒤 18경기 동안 15승3무로 무패를 달렸던 수원의 행진이 115일 만에 멈췄다. 시즌 첫 패배다.
비가 쏟아졌으나, 2만3724명의 관중이 왔다. FC서울과의 ‘빅매치’를 보기 위한 것이었으나, 세뇰 귀네슈 서울 감독은 박주영·김은중 등 공격수를 명단에서 뺐고, 이을용·데얀·기성용·이민성 등 주요 선수들을 선발로 내보내지 않았다. 주말 정규리그에 집중하기 위한 포석이었다. 최근 서울과의 상대전적 5연승, 올시즌 안방 8연승을 이어가던 수원의 승리가 점쳐진 분위기였다. 그러나 FC서울 이승렬이 전반 48분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왼발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올해 신갈고를 졸업한 19살 새내기 이승렬의 이 한방이 수원을 무너뜨린 것이다.
승리의 또다른 주연은 FC서울 수문장 김호준이었다. 김병지란 ‘거목’ 때문에 지난 2년간 장갑을 끼지 못했던 김호준은 골문으로 향한 수원의 12개 유효슈팅을 몸으로 다 막아냈다. 특히 후반 43분 수원 이관우가 날린 빠르고 강한 공은 거의 들어가는 듯 했으나, 그 공을 골라인에서 쓰러지며 가슴에 품었다. 관중석에서 경기를 본 김병지는 “호준이가 아주 잘했다”고 칭찬했다.
서울은 그간 컵대회에서 2무4패로 A조 꼴찌였으나, 컵대회 첫 승을 안았다. 수원은 졌으나, A조 1위(4승2무1패)를 지켰다. B조는 전북 현대가 1위(3승3무1패)를 유지했고, 성남 일화는 이날 2골을 넣은 최성국의 3경기 연속골로 대전 시티즌을 2-1로 꺾어 B조 4위에서 2위로 뛰어올랐다. 컵대회는 A·B조로 나눠 조별리그를 치른 뒤 각조 상위 3개팀이 6강에 진출한다.
수원/송호진 기자 dmzsong@hani.co.kr
2일 전적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