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주영이 1일 프랑스 1부리그 AS모나코 입단식에서 유니폼을 입고 제롬 드 본탱 사장(오른쪽)과 악수하고 있다. FC서울 제공
입단 직후 훈련 돌입
프랑스 1부리그(르샹피오나) AS모나코는 박주영(23)에게 등번호 10번을 줬다. 최근 AS모나코에서 이탈리아 AS로마로 이적한 공격수 제레미 메네즈가 달았던 번호다. 메네즈는 AS모나코의 핵심 공격수였고, 프랑스 청소년대표 시절부터 ‘제2의 지네딘 지단’이란 칭찬도 받았다. 프랑스 축구의 희망같은 공격수다. 박주영의 전 소속팀 FC서울 관계자는 “AS모나코 구단에서 박주영에게 ‘메네즈가 달았던 10번을 너에게 준 건 그만큼 기대가 크다는 것이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10번은 에이스 공격수의 상징으로 통한다. 브라질 펠레, 아르헨티나 마라도나, 프랑스 지단의 등에 새겨져있던 번호다.
현지보도를 보면, AS모나코는 박주영에게 이적료 200만유로(약 32억원)와 연봉 40만유로(5억5천만원)의 돈보따리도 풀었다. 내년 2월 고려대를 졸업하는 박주영은 대학원에 진학해 군입대를 5년간 늦출 계산을 하고 있었다. 그래서 다년계약을 원했는데, AS모나코는 4년계약도 받아들여 1일 공식입단을 발표했다. 박주영은 AS모나코에 입단한 최초의 아시아선수가 됐다. 박주영에 대한 기대가 작지않다는 걸 의미한다.
그러면서 AS모나코는 박주영의 일시귀국을 막았다. 박주영은 애초 잠시 귀국해 6일 FC서울 안방경기에서 국내팬들과 작별인사를 할 생각이었다. 그러나 AS모나코는 10번 유니폼을 입힌 뒤 바로 훈련장으로 내보냈다. 팀의 주요 전력으로 쓸 수 있도록 컨디션을 끌어올리라는 주문인 것이다. 13일 로리앙과의 정규리그 5차전이 얼마남지 않았기 때문이다.
박주영은 그간 4경기에 붙박이로 출전한 프레데릭 니마니(19·프랑스), 니마니의 투톱 짝으로 나온 후안 파블로 피노(21·콜롬비아), 미국의 축구신동으로 불렸던 프레디 아두(19·미국) 등과의 주전경쟁 속으로 뛰어들게 됐다. 공격수들의 나이가 20살 안팎인 것은 AS모나코가 잠재력있는 선수를 키워 빅리그로 보내는 ‘공격수 산파’같은 팀이기 때문이다. 티에리 앙리, 다비드 트레제게(이상 프랑스), 에마뉘엘 아데바요르(토고), 올리버 비어호프(독일), 하비에르 사비올라(아르헨티나), 페르난도 모리엔테스(스페인) 등 세계적인 선수들이 이 팀을 거쳐갔다.
서정원, 이상윤, 안정환에 이어 프랑스 1부리그에 진출한 네번째 한국선수인 박주영은 “유럽진출의 꿈을 이뤘다. 프랑스 1부리그에서 최고의 선수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입단소감을 밝혔다.
송호진 기자 dmzsong@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