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선의 눈
신문선의 눈
한국팀의 가장 큰 패인은 미드필드 싸움에서 밀린 것이다. 일본은 엔도 야스히토, 하세베, 혼다 게이스케 등 3명이 기술적으로, 경기조절과 피딩 능력 등 모든 면에서 한국의 이용래, 김정우, 기성용을 완전 압도했다. 일본은 유기적으로 움직였고, 한국은 그렇지 못했다.
이는 그동안 불안했던 수비한테도 더 악재가 됐다. 첫골을 내준 게 대표적인 예다. 이근호가 자기 진영 왼쪽에서 드리블하고 나오다 끊겼을 때, 우리 수비가 많았음에도 수비 간격 유지에 허점을 드러내며 실점한 것이다.
또 한가지 패인으로 이청용의 결장을 꼽을 수 있다. 대타로 구자철이 투입됐으나 예상보다 몸이 무거웠다. 그의 움직임 난조로 한국의 공격 방향이나 밸런스가 무너져 일본 수비수를 편안하게 하는 원인이 됐다. 특히 후반 30분 무인지경에서 골 기회를 살리지 못한 것은 대패의 아쉬움을 더하게 했다. 박주영은 상대 수비에게 꽁꽁 묶인 반면, 가가와 신지는 움직임이 여유있고 날카로웠다.
두 팀 해외파 컨디션이 승부에 영향을 미친 점도 간과할 수 없다. 일본은 가가와 신지, 혼다의 컨디션이 좋았던 반면, 한국은 구자철 컨디션이 안 좋았고, 기성용도 피곤했다. 오늘 패배는 조광래 감독에게 9월 시작되는 2014 브라질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을 앞두고 많은 고민을 안겨주는 계기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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