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박지성 (AFP= 연합)
박지성 프리미어리그 개막전 선발…85분 활약
루니와 함께 7점…골기회 두번 놓친건 ‘옥에티’
루니와 함께 7점…골기회 두번 놓친건 ‘옥에티’
‘박지성 7점, 웨인 루니 7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새 엔진’ 박지성(24)이 13일(한국시각) 밤 개막된 2005~2006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에버튼과의 원정경기에 선발 출장해 85분 간 그라운드를 종횡무진 누비며 합격점을 받았다. 맨체스터 지역신문인 〈맨체스터 이브닝 뉴스〉는 경기 뒤 “박지성은 400만 파운드에 건진 횡재다. 개막전 긴장 때문인 듯 서두르기도 했으나 위협적이었다”며 이날 1골을 넣는 등 눈부신 활약을 펼친 ‘축구신동’ 웨인 루니와 동등하게 박지성에게 7점을 줬다. 선취골을 넣은 ‘원톱’ 뤼트 반 니스텔루이와 문지기 반 데르 사르가 각각 8점으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이날 리버풀의 구디슨파크에서 열린 경기에서 박지성은 애초 예상과 달리 선발 출장해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프리미어리그 무대를 밟았다. 비록 두 차례 결정적인 골 기회는 놓쳤지만, 현지언론은 “매섭다”는 평가를 내렸다. 박지성은 부상 때문에 출장하지 않은 그의 경쟁자 라이언 긱스와 크리스티아누 호나우두를 대신해 왼쪽과 오른쪽 측면공격을 번갈아 맡았으며, 후반 40분 신예 리차드슨과 교체될 때까지 인상적인 플레이를 보여줬다. 순간 돌파시 스피드는 수비수보다 빨랐고, 상대 문전으로의 공간침투도 위협적이었다. 경기 초반 수비에도 적극적으로 나선 박지성은 폴 스콜스, 니스텔루이 등 세계적인 선수들과 패스를 주고 받으며 플레이를 조율했다. 루니에게 공을 건네준 뒤 잽싸게 오른쪽으로 돌아 들어가 공을 되받는 속도감 넘치는 경기로 프리미어리그에 빠르게 적응하는 모습도 보였다. 뛰어난 체력으로 많이 뛰며 기회를 만들어내는 박지성다운 모습이었다. 데뷔 첫 골의 기회를 날린 아쉬움도 남겼다. 전반 15분 후방에서 날아온 공을 머리로 받은 뒤 문지기와 1대1 상황에서 날린 왼발 슈팅이 헛발질로 끝났다. 후반 29분에는 루니가 수비수 사이로 찔러준 공을 벌칙구역 안 오른쪽에서 그대로 때렸으나 골 기둥을 살짝 벗어났다.
맨유는 주 득점원 뤼트 반 니스텔루이의 전반 43분 선제골, 루니의 후반 27초 연속골로 2-0 승리를 따냈고, 박지성의 믿음직한 활약까지 더해 기분 좋게 시즌을 출발했다. 앨릭스 퍼거슨 맨유 감독은 “젊은 선수들이 집중력을 갖고 적당한 시점에 골을 터뜨려 이길 수 있었다”며 기뻐했다. 전종휘 기자 symbi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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