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C서울 최용수 감독(왼쪽)과 차두리가 2013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4강 1차전을 하루 앞둔 2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질문에 답하며 웃고 있다. FC서울 제공
FC서울 오늘 AFC챔스 4강전
최용수 감독, 차두리 내세우며
“힘과 높이의 이란팀에 맞불작전”
최용수 감독, 차두리 내세우며
“힘과 높이의 이란팀에 맞불작전”
FC서울과 이란 에스테글랄의 2013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4강 1차전을 하루 앞둔 2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기자회견장에 최용수(40) 서울 감독이 차두리(33)와 함께 들어섰다. 안방경기 다득점을 노리는 최 감독이라면 기자회견장에 공격수를 데리고 나올 법했다.
최 감독에게 차두리와 함께 나온 이유를 물었다. “이란(에스테그랄)은 8강전 상대였던 사우디아라비아 팀과는 달리 유럽 스타일의 힘과 높이를 활용하는 축구를 한다. 우리도 힘있는 축구를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차두리를 데리고 나왔다.” ‘차미네이터’ 차두리는 옆에서 고개를 떨구곤 키득거렸다.
유쾌한 분위기는 차두리가 먼저 만들었다. 최용수 감독과의 지난 6개월을 평가해달라는 질문을 받자 차두리는 “2002년 한·일월드컵 국가대표 동료로 방도 같이 썼고 친했던 형님인데, 감독으로 만나서 처음엔 어색했다. 선수 때 보지 못한 의외의 면도 발견했고, 사람이 많이 변할 수도 있다는 것도 알았다”며 웃었다. “선수 땐 다혈질이었고 아버지(차범근)도 감독이었을 때 (최용수) 걱정을 많이 하고 그랬다”는 말도 했다. 최 감독은 고개를 들지 못하고 계속 웃기만 했다.
화기애애한 기자회견장 분위기와는 달리 승리를 향한 최 감독의 각오는 비장했다. 최 감독은 “K리그를 대표해 나왔지만 최근 한국 국가대표팀의 이란전 성적이 안 좋았기 때문에 국가대항전이라는 마음가짐으로 설욕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란은 2014 브라질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에서 한국과 같은 조에 포함돼 두번의 경기 모두 0-1 패배를 안겼다. 에스테글랄에는 이란대표팀 7명이 포함돼 있다.
이란의 수도 테헤란을 연고로 하는 에스테글랄의 안방구장은 해발 1200m에 자리잡은 아자디 스타디움. 10만명 관중을 수용할 수 있어 ‘원정팀의 무덤’으로 불린다. 새달 2일 열리는 원정 2차전에서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서울로선 안방에서 열리는 1차전에 전력을 집중한다는 각오다.
반면 에스테글랄의 아미르 갈레노이 감독은 “(원정에서 더 많은 골을 넣은 쪽이 이기는 원칙에 따라) 원정에선 골을 많이 넣고, 안방에선 실점을 최소화하는 전략으로 임하겠다. 지고 이기는 건 다음 문제”라며 여유 있는 모습이었다. 두 팀의 4강 1차전은 25일 저녁 7시30분 서울월드컵경기장(KBSN 생중계)에서 열린다.
박현철 기자 fkcoo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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