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열린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에서 뮌헨 팬들은 ‘게이 거너스’(GAY GUNNERS)라는 글자와 함께, 상대팀 아스널의 상징인 대포 앞에 엉덩이를 내놓고 서 있는 메수트 외칠의 모습을 그린 펼침막을 들고나왔다. 사진 출처 데일리메일 홈페이지
독일 바이에른 뮌헨이 서포터들의 인종차별과 소수자 혐오 현수막 때문에 벌금과 함께 경기장 일부 폐쇄라는 징계를 받았다.
유럽축구연맹(UEFA)은 24일(한국시각) “아스널과의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에서 발생한 팬들의 (인종) 차별적 행위와 규정에 어긋나는 현수막에 대해 1만유로(1485만원)의 벌금과 함께 다음 경기의 경기장 일부 폐쇄를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징계가 적용되는 뮌헨의 다음 안방 경기는 다음달 10일 열리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이며 1등석 일부 구간이 폐쇄된다.
뮌헨 팬들은 지난 12일 열린 아스널전에서 “인종차별은 안되지만, 코소보는 예외”라고 적힌 현수막을 들었다. 2008년 세르비아에서 분리 독립한 코소보는 1998년 세르비아계 정부가 독립을 요구하는 알바니아계 주민들을 대량학살한 바 있다. 코소보는 최근 국제축구연맹(FIFA)의 허가로 아이티와 사상 첫 평가전을 치렀는데 이날 현수막은 이런 움직임에 반발하는 내용이었다.
뮌헨 팬들은 또 ‘게이 거너스(GAY GUNNERS)’라는 글자와 함께 아스널의 상징인 대포 앞에 엉덩이를 내놓고 서있는 메수트 외질의 모습을 그린 현수막을 들고 나왔다. 최근 동성애 혐오 반대 캠페인에 동참한 아스널과 슬럼프에 빠진 외질을 동시에 겨냥한 조롱이었다.
연맹은 인종이나 지역, 종교에 따른 차별을 부추기는 행동을 금지하고 있으며 선수 뿐만 아니라 팬들의 행동에 대해서도 구단에 책임을 묻는다. 이는 국제축구연맹(FIFA)의 일관된 원칙이라 산하 연맹들 또한 철저히 따르고 있다. 일본 프로축구 제이(J)리그는 지난 14일 팬이 ‘일본인 외 입장 사절’이라는 현수막을 내건데 대해 우라와 레즈에 1경기 무관중 경기를 치르도록 징계했다. 레즈와 시미즈S펄스는 23일 제이리그 사상 첫 무관중 경기를 치렀다.
박현철 기자 fkcoo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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