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K리그 2부 참가 목표
“중·동남아 패션사업 확장위해
인기 높은 축구에 투자” 분석
“중·동남아 패션사업 확장위해
인기 높은 축구에 투자” 분석
이랜드그룹이 프로축구단을 창단한다. 한국축구연맹은 9일 “이랜드그룹이 2015년 K리그 챌린지(2부리그) 참가를 목표로 시장조사 등을 거쳐 서울을 연고로 팀을 창단하겠다는 의사를 전했다”고 밝혔다. 신생 축구단은 잠실종합운동장을 안방구장으로 쓸 예정이다. 이랜드그룹은 14일 오전 창단 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창단 의향서를 연맹에 제출하기로 했다.
패션을 주력사업으로 하는 이랜드그룹은 지난해에만 매출 10조원을 거뒀다. 중국과 미국, 아시아 등으로 사업을 확장 중에 있으며 이미 중국에서는 패션과 유통사업으로 성공을 거두고 있다. 이랜드그룹이 프로축구단을 만든 배경 역시 중국을 비롯한 글로벌 사업 확장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그렇지 않고서야 구단 대부분이 적자에 허덕이는 K리그 축구단 창단 배경이 쉽게 설명되지 않는다. 한 축구계 인사는 이날 이랜드의 축구단 창단 소식을 전해듣고 “중국, 동남아시아 등 이랜드그룹이 ‘타깃 시장’으로 삼는 나라들에선 야구보다는 축구가 제1의 스포츠로 대접받고 있다. 축구단 창단엔 이런 배경이 작용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랜드그룹은 중국 내 주요 백화점과 쇼핑몰에 직영 매장 7000여개를 운영하고 있다. 중국은 최근 경제 성장과 함께 프로축구에 자금이 몰리면서 관중이 증가 추세에 있다. 아시아챔피언스리그 등을 통해 국내 축구단이 중국팬들과 접촉할 수 있기 때문에 K리그 구단을 창단했다는 분석이다.
이랜드그룹은 지난해 8월엔 “한국 드라마와 케이팝 등 한류 콘텐츠를 엮은 새로운 장르의 공연사업”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축구단 창단 역시 이러한 흐름의 일환으로 보인다. 이랜드그룹은 “그동안 스포츠비즈니스에 꾸준히 관심을 뒀고, 축구의 잠재성이 크다고 판단했다”고 창단 배경을 설명했다. 1992년 말 임마뉴엘선교축구단을 인수해 ‘이랜드 푸마’로 이름을 바꾼 뒤 1998년 2월까지 실업무대에 참가해 8차례 우승을 하는 등 축구단 운영 경험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고 덧붙였다.
‘서울 연고 구단을 현재 1개에서 3개까지 늘린다’는 목표를 세웠던 연맹도 신생팀 창단을 반겼다. 연맹 관계자는 “수도 서울의 인구 규모를 보더라도 1개팀으로는 부족하다. 서울시 입장에서도 잠실주경기장의 활용에 대한 고민이 많았는데 신생팀 창단으로 해결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랜드그룹이 축구단을 창단하면 23번째 프로구단이 된다. 이랜드 축구단이 챌린지리그를 거쳐 클래식(1부리그)으로 승격하면 FC서울과의 서울 라이벌전을 볼 수 있을 전망이다. 안방구장으로 쓰일 잠실종합운동장은 지난해 동아시안컵대회를 준비하면서 조명과 전광판, 그라운드를 보수해 경기를 치르는 데 무리가 없는 상태다. 신생팀이 내야 하는 프로축구발전기금(25억원)이 2012년부터 폐지돼 진입 장벽도 낮아졌다.
박현철 기자 fkcoo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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