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이 18일(한국시각) 열린 분데스리가 슈투트가르트와의 경기에서 상대 수비 모리츠 라이트너의 태클을 피해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슈투트가르트/EPA 연합뉴스
손흥민, 슈투트가르트전서 넣은
28m 중거리슛 ‘이주의 골’ 선정
침착함·골 결정력 ‘해결사 본색’
“손, 리그 최고의 아시아 선수”
28m 중거리슛 ‘이주의 골’ 선정
침착함·골 결정력 ‘해결사 본색’
“손, 리그 최고의 아시아 선수”
“골키퍼에게 희망은 없었다.” 분데스리가가 22일(한국시각) 8라운드 ‘이주의 골’ 주인공으로 손흥민(22·레버쿠젠)을 선정하면서 붙인 설명이다. 그만큼 손흥민의 골이 완벽했다는 의미다. 확실한 ‘킬러’로 인정받았다.
손흥민은 18일 열린 2014~2015 분데스리가 슈투트가르트와의 경기에서 전반 9분 통렬한 발리슛을 꽂았다. 전반 4분에 이어 터뜨린 이 골은 분데스리가 이주의 골 팬투표에서 60%의 지지를 얻어 바이에른 뮌헨의 마리오 괴체(17%)를 제치고 1위에 올랐다. 손흥민의 골이 특별한 것은 해결사의 필수요건인 침착함과 결정력을 보여준 골이었기 때문이다. 강한 압박으로 상대를 몰아치자 슈투트가르트의 골키퍼 토르스텐 키르슈바움은 수비수한테서 받은 백패스를 서둘러 차냈다. 왼발로 찬 공은 멀리 날아가지 못하고 손흥민의 가슴에 걸렸다. 손흥민은 황급히 골문으로 돌아가는 골키퍼에 앞서 정확한 아웃사이드 발리슛으로 골망을 출렁였다. 침착하면서도 강력한 슈팅이 돋보인 골이었다.
현대축구는 갈수록 속도와 정교함을 요구하고 있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서 우승후보로 지목됐던 브라질과 스페인이 처참할 정도로 무너진 것은 속도와 정교함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상대가 전열을 갖추기 전에 수비에 파열구를 내는 것이 핵심이다. 강하고 빠른 패스로 공을 살려야 하고, 살아 있는 공이 만드는 기회를 놓쳐서는 안 된다. 정교한 킥 능력과 침착함을 갖춘 손흥민은 이런 조건을 두루 갖췄다.
레버쿠젠은 당시 손흥민의 두골 등을 포함해 전반을 3-0으로 앞서다가 후반 3골을 내리 내주면서 이길 수 있는 경기를 동점으로 마감했다. 로거 슈미트 레버쿠젠 감독은 경기 뒤 “우리 팀엔 두얼굴이 있다. 너무 잘하다가도 너무 못한다. 한 경기에서 기복이 심해서는 안 된다. 젊은 선수들이 좀더 경험을 쌓아야 한다”며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손흥민도 뜨끔했을 것이다.
하지만 손흥민의 성장은 울리 슈틸리케 감독의 한국대표팀으로서는 큰 힘이다. 독일축구가 브라질 월드컵을 제패한 데서 드러나듯, 분데스리가는 세계축구의 흐름을 주도하고 있다. 소속팀 레버쿠젠이 명문인데다, 챔피언스리그 본선에 진출한 만큼 손흥민으로서는 세계적인 선수로 더욱 성장할 수 있다.
이달 초 2014~2015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에서 득점포를 터뜨린 손흥민은 23일 새벽 제니트(러시아)와의 C조 3차전에서 챔피언스리그 2경기 연속골에 도전한다. 손흥민은 분데스리가 4골을 포함해 올 시즌 각종 경기에서 총 8골을 기록하며 레버쿠젠의 공격을 이끌고 있다.
독일에서 활동하는 축구 에이전트 마쿠스 한은 “올 시즌 분데스리가에서 아시아 선수의 핵심은 손흥민이다. 똑같이 챔피언스리그에 출전하는 샬케의 우치다나 도르트문트의 가가와보다 팬들의 집중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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