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디에 드로그바(34)
스스로 특별하다는 의미의 ‘스페셜 원’이라 칭했고, 누구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은 감독. 170억 연봉의 조제 모리뉴(51) 첼시 감독이다. 그런데 이 감독이 기꺼이 ‘킹’이라고 부르는 선수가 있다. 바로 디디에 드로그바(36·첼시)다.
모리뉴 감독은 27일(한국시각) 첼시와 맨유의 경기(1-1 무승부) 때 드로그바 영입효과를 봤다. 올 여름 이적료 한푼 없이 드로그바를 데려온 모리뉴 감독은 디에고 코스타, 로익 레미 등 주축 스트라이커의 부상 때문에 드로그바를 선발로 내세워 후반 선제골을 뽑았다. 그런데 값이 싸기 때문에 데려온 것은 아니다. 8년간 첼시에서 뛰며 전성기를 열었던 드로그바를 두고 모리뉴 감독은 “첼시 구단 역사에 가장 큰 족적을 남긴 선수”라며 칭찬했다. 지난 시즌 페르난도 토레스, 사뮈엘 에투 등의 부진 뒤 모리뉴 감독은 드로그바 영입을 결정했다.
모리뉴 감독은 1년 계약한 드로그바를 풀타임 선수로 보지 않는다. 하지만 존경심은 여전하다. 모리뉴 감독은 최근 “드로그바는 ‘첼시의 왕’”이라고 치켜세우며 경기장 안에서나 밖에서 모범이 되는 선수라고 했다. 그는 또 “소속팀의 젊은 선수인 에당 아자르, 오스카 등이 대선배인 드로그바에게 축구하는 자세를 배울 수 있다”고 했다. 모리뉴 감독은 “드로그바는 첼시의 역사를 만들었고 핵심적인 구실을 할 수 있다. 2~3일마다 풀타임으로 뛰며 50경기를 소화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팀이 필요할 때 그 자리에서 몫을 해주는 것도 핵심적인 구실”이라고 했다.
드로그바는 22일 챔피언스리그 마리보와의 경기에서 첼시 이적 뒤 첫골을 쏘았다. 전반 13분 로익 레미가 선제골을 터뜨리며 부상을 입자 드로그바가 교체투입됐고, 전반 23분 페널티킥을 성공시켜 팀의 6-0 대승의 밑돌을 놓았다. 레미의 퇴장으로 내심 쾌재를 불렀던 마리보는 여전히 ‘괴물’의 능력을 보유한 드로그바의 등장으로 무너졌다. 2012년 독일 뮌헨에서 열린 챔피언스리그 바이에르 뮌헨과의 결승전 동점골, 승부차기 쐐기골 이후 2년여 만에 첼시 유니폼을 입고 넣은 골이었다. 드로그바는 2년 전 터키 갈라타사라이 시절 당시 레알 마드리드 사령탑이었던 모리뉴 감독을 “나의 아버지다. 나를 오늘의 선수로 만들어 주었다”라고 말한 바 있다.
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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