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광래. 사진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대구FC 사장으로 ‘제3의 인생’
“가장 큰 상품은 축구다.” ‘컴퓨터 링커’에서 ‘조깜’(깐깐한 조 감독)을 거쳐 사장으로 제3의 인생을 시작했지만 본질로 들어가는 태도는 여전했다. “마케팅, 홍보도 좋지만 그건 주변적이다. 일단 축구가 재미있어야 팬들도 많이 오고 장사도 된다.” 대개 프로구단의 최고경영자(CEO)가 되면 마케팅이나 브랜드 가치를 얘기하지만 조광래 대구FC 사장은 달랐다. 그는 “축구 자체의 레벨 업에 활로가 있다”고 강조한다.
대구FC는 돈도 많지 않은데 어떻게 주목받는 팀으로 만들 수 있을까. 조광래 사장은 “우승을 하면 명문이라고 하는데, 앞으로는 선수를 발굴하고, 기술축구를 펼치고, 지역주민의 열정을 끌어모으는 팀을 명문의 범주에 넣어야 한다”고 했다. 일리가 있는 얘기다. 수원과 서울, 전북과 울산, 포항 등 거대 기업의 후원을 받는 기업형 축구단이 프로축구를 주도한 지 30년이 넘었다. 그런데 K리그 스탠드는 여전히 썰렁하다.
9월 부임한 조광래 사장은 바닥에서 뛰고 있다. 홈경기가 열리면 귀빈석에 앉지 않는다. 출입문에 서서 미리 써온 사인지를 나눠주고 팬과 기념촬영도 한다. 구단에서는 이를 조광래 사장의 ‘단디 하라’(확실하게 하라)는 경상도 사투리에 빗대 ‘단디 타임’으로 이름붙였다. 시의 지원금이 연간 30억원 안팎이기 때문에 나머지 40억~50억원의 추가 운영비는 대구 지역 기업의 후원에 의존해야 한다. 조광래 사장은 “무조건 손을 벌려서는 안 된다. 기업별 축구동호회에 한 번이라도 가서 얼굴 알리고, 공도 차면서 네트워크를 마련해야 한다”고 직원들에게 지시했다. 자신도 축구동호회를 찾아다니며 함께 뛴다.
“마케팅·홍보도 중요하지만
본질은 축구…재미 있어야
신인 발굴 등 기술축구 지원
내년까지 1부 리그 꼭 진출
대표팀 얘기는 하지 말아요” 지난달에는 대구FC에서 함께 뛸 선수들을 뽑는 모집공고를 냈다. 프로축구 K리그가 클래식(1부), 챌린지(2부) 승강 시스템으로 바뀐 뒤 1부 팀들은 선수단 규모를 대폭 줄였다. 2부에 속한 대구FC는 좁아진 프로 관문에서 탈락한 선수를 찾아 나섰다. 조광래 사장은 “대학 1~2학년 선수들, 고졸이라도 자질 있는 선수들이 있다. 유명 선수 영입보다는 신인을 발굴해 스타로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그렇게 하면 매년 10억~20억원의 영입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그 돈을 모아 클럽하우스와 전용 훈련장을 만든다는 계획이다. 조광래 사장은 “기본적으로 경기는 감독에게 맡기고 나는 간섭하지 않는다. 기술축구 의지를 심어주고 훈련 프로그램에 대해서는 조언을 한다”고 했다. 그는 “과거에 비해 K리그가 경기 운영의 스타일이 좋아졌다”고 높게 평가했다. 하지만 “선수 개개인의 기술이 더 올라가야 한다”고 주문했다. 공을 받을 때 자기 진영을 보고 받지 않고 상대 진영으로 치고 갈 수 있도록 공을 받는 자세만 바꿔도 경기의 질이 개선될 수 있다. 조광래 사장은 FC바르셀로나 유소년 팀의 이승우를 “공격적 형태의 보디 포지션이 매우 뛰어난 선수”로 꼽았다. “생각의 속도에서 이겨야 한다” “수비와 공격을 따로가 아니라 같이 하는 게 축구다” “수비 때 물러나지 말고 앞에서부터 막아라” 등의 집념은 선수단에 배어들고 있다. 2일 안방에서 열린 K리그 챌린지 34라운드 강원FC와의 경기에서는 6-1로 이겼다. 창단 이후 6득점은 처음이다. 대구FC는 8일 험멜전, 16일 리그 마지막 안양과의 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현재 7위(승점 46)지만 플레이오프 마지노선인 4위의 수원FC(승점 47)와의 격차는 1점이다. 조광래 사장은 “올해 1부 리그 진출이 안 된다면 내년에는 꼭 진출할 것”이라고 했다. 대표팀 감독 시절 ‘만화축구’에 대한 축구팬들의 아쉬움이 많다고 하자, “대표팀 얘기는 하지 말자”고 했다. 하지만 역동적이고 속도전을 펼쳤던 조광래 감독 시절의 대표팀을 기억하는 팬들은 많다. 한·일 평가전 패배를 이유로 역대 대표팀 최고 승률 감독을 경질시킨 뒤 한국 축구는 브라질 월드컵에서 졸전을 펼쳤다. 대구FC는 쓴소리도 마다하지 않는 조광래 사장을 지원할 수 있을까. 조광래 사장은 “감독 시절 약팀을 강팀으로 만들었던 경험이 있다. 시장님도 적극적이고 시의회 의원들도 열심히 만나고 있다. 대구 구단을 잘 만드는 게 저를 사랑하는 팬들한테 조금이라도 보답하는 길이라 생각한다”며 웃었다. 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본질은 축구…재미 있어야
신인 발굴 등 기술축구 지원
내년까지 1부 리그 꼭 진출
대표팀 얘기는 하지 말아요” 지난달에는 대구FC에서 함께 뛸 선수들을 뽑는 모집공고를 냈다. 프로축구 K리그가 클래식(1부), 챌린지(2부) 승강 시스템으로 바뀐 뒤 1부 팀들은 선수단 규모를 대폭 줄였다. 2부에 속한 대구FC는 좁아진 프로 관문에서 탈락한 선수를 찾아 나섰다. 조광래 사장은 “대학 1~2학년 선수들, 고졸이라도 자질 있는 선수들이 있다. 유명 선수 영입보다는 신인을 발굴해 스타로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그렇게 하면 매년 10억~20억원의 영입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그 돈을 모아 클럽하우스와 전용 훈련장을 만든다는 계획이다. 조광래 사장은 “기본적으로 경기는 감독에게 맡기고 나는 간섭하지 않는다. 기술축구 의지를 심어주고 훈련 프로그램에 대해서는 조언을 한다”고 했다. 그는 “과거에 비해 K리그가 경기 운영의 스타일이 좋아졌다”고 높게 평가했다. 하지만 “선수 개개인의 기술이 더 올라가야 한다”고 주문했다. 공을 받을 때 자기 진영을 보고 받지 않고 상대 진영으로 치고 갈 수 있도록 공을 받는 자세만 바꿔도 경기의 질이 개선될 수 있다. 조광래 사장은 FC바르셀로나 유소년 팀의 이승우를 “공격적 형태의 보디 포지션이 매우 뛰어난 선수”로 꼽았다. “생각의 속도에서 이겨야 한다” “수비와 공격을 따로가 아니라 같이 하는 게 축구다” “수비 때 물러나지 말고 앞에서부터 막아라” 등의 집념은 선수단에 배어들고 있다. 2일 안방에서 열린 K리그 챌린지 34라운드 강원FC와의 경기에서는 6-1로 이겼다. 창단 이후 6득점은 처음이다. 대구FC는 8일 험멜전, 16일 리그 마지막 안양과의 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현재 7위(승점 46)지만 플레이오프 마지노선인 4위의 수원FC(승점 47)와의 격차는 1점이다. 조광래 사장은 “올해 1부 리그 진출이 안 된다면 내년에는 꼭 진출할 것”이라고 했다. 대표팀 감독 시절 ‘만화축구’에 대한 축구팬들의 아쉬움이 많다고 하자, “대표팀 얘기는 하지 말자”고 했다. 하지만 역동적이고 속도전을 펼쳤던 조광래 감독 시절의 대표팀을 기억하는 팬들은 많다. 한·일 평가전 패배를 이유로 역대 대표팀 최고 승률 감독을 경질시킨 뒤 한국 축구는 브라질 월드컵에서 졸전을 펼쳤다. 대구FC는 쓴소리도 마다하지 않는 조광래 사장을 지원할 수 있을까. 조광래 사장은 “감독 시절 약팀을 강팀으로 만들었던 경험이 있다. 시장님도 적극적이고 시의회 의원들도 열심히 만나고 있다. 대구 구단을 잘 만드는 게 저를 사랑하는 팬들한테 조금이라도 보답하는 길이라 생각한다”며 웃었다. 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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