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자놀이에 손을 갖다댄 채 이런저런 손짓을 보내고 있는 첼시의 조제 모리뉴 감독.
첼시 선두질주 비결로 ‘정신’ 강조
“진짜 차이는 발 아닌 머리서 나와”
“진짜 차이는 발 아닌 머리서 나와”
“요점을 말하기 위해선 조리있는 말이 필요없다. 손가락 하나면 된다.” 영국 <가디언>은 2014~2015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선두 질주 중인 첼시 조제 모리뉴(51) 감독의 그라운드 지휘를 9일(현지시각) 이렇게 표현했다. 주심의 판정에 항의하는 일도 잦지만 모리뉴 감독의 주된 몸짓은 집게손가락을 관자놀이에 대고 찌르며 선수들에게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다. 8일 리버풀 원정(2-1승) 뒤 “그 표시가 무슨 뜻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정신(mentality)을 강조한 것이다. 진짜 차이를 만드는 것은 발이 아니라 내부(머리)에 있다”고 했다. 그 결과 리그 11경기 무패(9승)의 압도적인 선두를 질주하고 있다.
선수들이 감독의 심중을 알고 혼연일체가 되는 것도 특징이다. 리버풀과의 경기 전 라커룸 미팅에서는 세르비아 출신의 수비형 미드필더 네마냐 마티치(26·1m94)가 대신 나섰다. 거구의 마티치는 “우리가 챔피언이 되려면 리버풀의 안방 경기장 같은 곳에 와서도 이겨야 한다”고 다그쳤다. 모리뉴 감독의 의지는 이처럼 자연스럽게 선수들에게 녹아들어간다. 햄스트링 부상 등을 당한 세스크 파브레가스와 라미레스는 리버풀전에서 온몸을 던졌고, 동점골을 넣었던 게리 케이힐은 수비에 가담하며 몸으로 공을 막았다. <가디언>은 시즌을 준비하면서 리버풀이 여름철 선수 영입 비용으로 첼시(2750만파운드)보다 거의 4000만파운드가 많은 6500만파운드를 썼다며 모리뉴 감독의 효과적인 팀 운영에 주목했다.
아르센 벵거 아스널 감독은 9일 기성용이 풀타임 출전한 스완지시티와의 경기 패배(1-2패) 뒤 “선수들이 불굴의 정신을 보여주지 못했다”고 한탄한 바 있다. 또 “첼시의 상승세를 따라잡기는 어떤 팀도 힘들 것”이라고 했다. <비비시>는 “아스널이 스완지시티에 패배한 것은 공을 빼앗겼을 때의 대처능력 부족 때문이다. 최악의 상황에 대비해야 하는데 선수들이 준비가 안 돼 있다. 이건 훈련장에서 할 수 있는 게 아니라 경기장에 들어갈 때 선수들의 마인드셋(정신자세)의 문제”라고 아프게 지적했다. 끊임없이 집중할 것을 요구하며 선수들의 정신력을 관리하는 모리뉴 감독과 벵거 감독이 비교되는 대목이다.
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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