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를로 안첼로티 레알 마드리드 감독.
레알 마드리드, 리그 단독 선두
호날두·카시야스·로드리게스 등
개성 강한 스타 무리없이 이끌어
엘클라시코 완승에 챔스 16강…
선수들 “역대 최강 팀” 목소리
호날두·카시야스·로드리게스 등
개성 강한 스타 무리없이 이끌어
엘클라시코 완승에 챔스 16강…
선수들 “역대 최강 팀” 목소리
지도자 유형은 여럿이다. 앞에서 끄는 ‘기관차형’이 있는가 하면, 뒤에서 요리조리 모는 ‘로마전차형’이 있다. 성향에 따라서도 카리스마형이냐, 민주형이냐, 아니면 독재형이냐 다양한 형태가 나온다. 레알 마드리드의 카를로 안첼로티(55·사진) 감독은 ‘소리없이 강한’ 형으로 올 시즌 프리메라리가에서 돌풍을 몰아치고 있다.
미국의 디지털 스포츠 매체인 <블리처리포트>는 ‘안첼로티 감독의 조용한 리더십’이 레알 마드리드의 상승세를 굳건히 하고 있다고 11일(한국시각) 보도했다. 최근 리그를 포함한 각종 경기 13연승으로 팀 역대 최다 연승 기록(15연승)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에서는 4연승으로 이미 16강을 확정했고, 지난달 바르셀로나와의 라이벌 대결인 ‘엘 클라시코’에서도 이겼다. 리그에서는 단독 선두다.
<블리처리포트>는 “안첼로티는 몇 주고 몇 달이고 팀에 신경을 쓰고 있는지 모를 정도다.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클럽의 사령탑인지 알 수 없을 정도로 조용하다”고 썼다. AC밀란에서 두 차례나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일궜고, 명문 첼시와 파리생제르맹을 거친 안첼로티의 ‘조용한 리더십’은 선수들 사이에서도 “역대 최강의 팀”이라는 소리가 나올 정도로 레알 마드리드를 단련시켰다.
레알 마드리드 감독은 어렵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하메스 로드리게스, 개러스 베일 세 선수의 이적료(몸값) 합계만 2억3584만파운드(4000억원)다. 선수단 전체의 몸값을 합쳐 이 규모를 넘는 구단은 세계에 단지 12개일 뿐이라고 블리처리포트는 보도했다. 여기에 카림 벤제마, 루카 모드리치, 토니 크로스 등 주전 12명은 올 시즌 전원 득점포를 가동할 정도로 스타 기질이 있다. 리그 도움주기에서도 크로스(6개), 호날두와 이스코, 벤제마(5개), 하메스(4개), 베일과 마르셀루(3개) 등이 상위에 올랐다. 실력만큼이나 개성이 강한 탓에 전임 조제 모리뉴(현 첼시 감독)도 골키퍼 이케르 카시야스를 비롯해 세르히오 라모스, 호날두와 마찰이 있었다. 안첼로티 감독은 “모리뉴 감독 시절 라커룸에서 분란이 있었고, 다음날 곧바로 신문에 나기도 했다. 하지만 내가 부임한 뒤로 모든 게 잠잠하다. 나는 아무런 갈등도 물려받지 않았다”고 밝혔다.
안첼로티 감독은 과거 AC밀란에서는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첼시에서는 로만 아브라모비치 등 간섭히 심한 구단주를 만났지만 불협화음이 밖으로 새지 않았다. 항상 그런 것은 아니다. 경기장에서 선수들이 잘못하거나 판정에 불만이 있을 경우에는 얼굴에 감정이 드러난다. 언제나 반원 모양으로 높게 올라가 있는 왼쪽 눈썹에선 무조건 수긍하지는 않는다는 그의 자존심이 엿보인다.
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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