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현수, 이란전서 ‘철벽’ 선보여
홍정호·김영권과 주전경쟁 할듯
홍정호·김영권과 주전경쟁 할듯
18일 울리 슈틸리케 감독의 이란 원정(0-1 패)에서는 중앙 수비수 장현수(23·사진·광저우 푸리)가 혜성이었다. 10월14일 코스타리카전(1-3 패)에서는 수비형 미드필더로 나와 “최고의 선수”라는 감독의 칭찬을 듣더니, 이날은 축구 전문가로부터 “인상적이었다”는 평가를 들었다.
장현수는 발이 빠르다. 이란은 잔뜩 움츠려있다가 총알같은 역공을 폈지만, 한발짝 먼저 질러가 공을 처리하는 장현수에게 번번이 막혔다. 무엇보다 탁월한 위치선정으로 제공권에서 뒤지지 않는다. 고교 시절 은사인 변일우 경희고 감독은 “고교 3학년 때는 공격수로도 나섰다. 공을 다루는 재간이 있어 공 처리나 패스가 깔끔한 편”이라고 했다. 이날 곽태휘(알힐랄)와 처음 중앙수비 조합을 이뤘지만 쉴 새 없이 의견을 주고받으며 철통 자물쇠를 채웠다. 김대길 축구해설위원은 “슈틸리케 감독이 물건을 발견했다. 중앙수비 자원이 늘면서 주전 구도에 변화가 예상된다”고 했다.
붙박이는 홍정호(아우크스부르크)와 김영권(광저우 에버그란데)이었다. 슈틸리케 감독이 장현수를 중심으로 판을 다시 짠다면 장현수-홍정호의 조합이 가장 유력하다. 골키퍼 김진현(세레소 오사카)도 판을 읽는 능력이 뛰어나 후방 패스 플레이가 활기차게 이뤄질 수 있다. 신문선 성남FC 대표이사는 “한국 수비의 고질적인 문제는 거친 몸싸움을 하다가 반칙을 하거나 공격 전환 과정에서 공을 내지르는 것이다. 장현수는 안정적이고 영리하게 공을 처리했다”고 했다.
수비 안정은 내년 1월 열리는 아시안컵 정상을 위한 급선무다. 부상 때문에 이란전에 합류하지 못한 좌우 윙백 김진수(호펜하임)와 이용(울산)이 가세할 경우 슈틸리케 감독은 어느 때보다 탄탄한 4백을 구성할 수 있다. 장현수 카드 하나로 대표팀 최대 약점이 해소될 수 있다.
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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