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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축구·해외리그

김학범의 지략, 서울을 꺾다

등록 2014-11-23 21:22

김학범 감독 등 성남FC 선수단이 2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4 하나은행 축구협회(FA)컵 결승에서 FC서울을 꺾고 정상에 오른 뒤 우승컵을 들고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학범 감독 등 성남FC 선수단이 2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4 하나은행 축구협회(FA)컵 결승에서 FC서울을 꺾고 정상에 오른 뒤 우승컵을 들고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성남, 연장·승부차기 끝 FA컵 우승
객관적 전력 열세 전술로 메워
박준혁, 두골 막고 MVP 등극
“(선수 시절) 천방지축이었는데…”. 지난 20일 미디어데이 때 김학범 성남FC 감독은 최용수 FC서울 감독의 선수 시절을 이렇게 표현했다. 곧바로 “지금은 여우입니다. 제가 배워야 합니다”라며 어색한 분위기를 깼다. 그런데 그것도 심리전 아니었을까.

2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4 하나은행 축구협회(FA)컵 결승전. 이날의 승패(0-0 연장 뒤 승부차기 4-2로 성남 승리)는 필드가 아니라 사령탑이 앉은 벤치에서 갈렸다. 내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에 상금 2억원이 걸린 경기. 객관적 전력에서는 구단의 지원, 스타급 선수, 올 시즌 성적 등에서 우위에 있는 서울이 유리할 것으로 관측됐다. 하지만 부임 2개월째인 김학범 감독의 수가 최용수 감독의 수보다는 셌다.

큰 타이틀이 걸린 만큼 두 팀은 안정적인 수비 뒤에 공격을 주문했다. 성남은 포백 형태로 최후방을 쌓은 뒤 수비 때는 전원이 가담하도록 했다. 서울도 스리백에 양 미드필더를 가담해 5백으로 그물을 쳤다. 필드골은 터지지 않았고, 2만6000여명의 관중이 모인 소문난 잔치엔 먹을 게 없었다.

그나마 서울이 잡은 두 차례 결정적 기회도 무산됐다. 서울의 에스쿠데로는 전반 22분 성남 골키퍼 박준혁이 잡았다가 놓친 공을 가로채 골문 안으로 몰고 갔지만, 마지막 순간 수비 곽해성이 머리로 육탄방어를 하는 바람에 막혔다. 서울 김진규는 후반 36분 이상협이 띄운 프리킥 공을 헤딩으로 연결했지만 공은 오른쪽 골대를 맞고 튕겨 나왔다. 여기서 서울의 운이 다했다.

안방 서포터의 응원을 업은 최용수 감독은 주 공격수 에스쿠데로를 후반에 뺐고, 연장에서는 부상에서 회복한 몰리나를 투입했다. 또 연장 종료 직전에는 승부차기에 대비해 김용대를 빼고 유상훈을 골키퍼로 대체했다. 하지만 모두 헛방이었다. 몰리나의 움직임은 둔탁했고, 유상훈의 거미손 활약도 없었다. 김학범 성남 감독도 골키퍼를 바꾸려 했지만 종료 휘슬로 박준혁을 계속 세울 수밖에 없었는데, 그것이 오히려 성남한테는 득이었다. 이날 최우수선수로 뽑힌 박준혁은 서울의 몰리나, 오스마르 등 특급 외국인 선수의 승부차기를 모두 막아냈다.

최용수 서울 감독은 경기 뒤 “내 판단이 미숙했다. 정규리그 3위에 들기 위해 끝까지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끈적끈적한 경기로 서울의 허를 찌른 김학범 성남 감독은 “FC서울에 죄송하지만 우리에게도 우승이 절실했다. 시민구단으로 처음 출발하는 해에 좋은 결실을 맺었고, 앞으로 더 발전할 것이다. 모두에게 감사하다”고 밝혔다.

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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