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울산 현대의 새 사령탑으로 선임된 윤정환 감독이 3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열린 취임 기자회견에 앞서 울산 유니폼과 모자를 착용하고 있다. 연합뉴스
울산 현대 새 감독으로 복귀
12년 전 한·일 월드컵 4강에 오른 선수단과 함께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을 방문했던 윤정환은 거스 히딩크 감독 아래서 단 1초도 뛰지 못했기에 다른 이와 달리 얼굴 표정이 어색했다. 협회의 포상금 차등화 지급 논란은 주장 홍명보가 “똑같이 주지 않으면 안 받겠다”며 의협심을 발휘해 유야무야됐지만 윤정환의 자존심은 완전히 구겨졌다. 12년 만인 2014년 12월3일 축구회관에 다시 온 윤정환 감독은 김광국 울산 현대 단장으로부터 유니폼과 모자를 받아 쓴 뒤 만면에 미소를 띠었다. 극적인 반전이다. 그는 언론의 카메라 세례를 받을 때 환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마치 “봐! 내가 왔다”라고 말하는 듯했다.
윤정환(41) 신임 울산 감독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일본에서도 항상 K리그를 생각하고 있었다. 명문팀 울산에 오게 돼 정말 기쁘고, K리그에 새바람을 몰고 오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선수들을 혹독하게 조련하기로 유명한 윤 감독은 “어려운 시기에는 어렵게 해야 한다. 겨울철에 열심히 준비해야 내년 시즌을 잘 보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울산의 팀색깔과 관련해 “현대 축구는 기술만 가지고 하지 않는다. 체력과 균형을 잘 맞춰야 한다”고 했다.
“젊은 지도자는 무서울 게 없어
K리그에 새바람 몰고오고 싶다
현대축구 기술·체력 균형 맞춰야
사간도스 감독 해임, 나도 황당” 윤 감독은 2008년 당시 일본 J리그 2부리그에 소속됐던 사간 도스에서 은퇴한 뒤 본격적인 지도자의 길을 걸었다. 같은 팀에서 수석코치를 거쳐 2011년 감독에 임명된 뒤 이듬해 사간 도스를 J리그 1부로 승격시켰다. 올해에는 인구 7만명의 소도시 팀을 J리그 1위를 다투는 팀으로 만들었다. 그러나 선두 경쟁이 한창이던 지난 8월 감독직에서 급작스럽게 물러나 축구팬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윤 감독은 “다들 직장생활 하면 알 것이다. 회사에서 그만두라면 그럴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기자들의 질문이 이어지자, “(사간 도스) 구단에서 올해가 우승할 적기라며 그렇게 결정했는데, 나도 황당했다”고 덧붙였다. 윤 감독의 등장은 K리그 지도자 선임 방식에도 변화를 불러올 것으로 보인다. 1983년 창단한 울산은 그동안 고 문정식 초대 감독을 비롯해 조중연, 김호, 차범근 등 중량급을 선임했다. 2000년대 들어서도 김정남, 김호곤 등 연륜을 중시했다. 이번엔 실력을 택했다. 동아대 출신의 윤정환은 연·고대 학맥도 없고, 프로팀 유공의 테크니션이었지만 대표팀 스타 출신은 아니었다. 선수 때부터 꼼꼼히 경기 상황을 노트하면서 전술을 연구해온 윤정환 감독은 “실력을 인정받은 것 같아 기쁘다”고 했다. 윤 감독의 1차 과제는 팬심을 사로잡는 것이다. 그는 “경제도 어려운데 스포츠가 팬들에게 즐거움을 주어야 할 것 같다. 팬들이 집에서만 보지 않고 경기장에 나와 감동과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선수들이 서비스 정신을 발휘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선수들과 세대차이도 나지만 존중하고 적극적으로 소통할 것이다. 프로 선수는 연습이나 경기 때 끈질기게 뛰어야 한다”고 했다. 윤 감독은 코칭스태프를 구성한 뒤 휴식중인 선수들에게도 이메일 등으로 연락하면서 시즌 준비에 들어갈 예정이다. 그는 “젊은 지도자는 무서울 게 없다. 강하게 부딪쳐 나갈 것이다. 다른 팀이 두려워하는 팀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K리그에 새바람 몰고오고 싶다
현대축구 기술·체력 균형 맞춰야
사간도스 감독 해임, 나도 황당” 윤 감독은 2008년 당시 일본 J리그 2부리그에 소속됐던 사간 도스에서 은퇴한 뒤 본격적인 지도자의 길을 걸었다. 같은 팀에서 수석코치를 거쳐 2011년 감독에 임명된 뒤 이듬해 사간 도스를 J리그 1부로 승격시켰다. 올해에는 인구 7만명의 소도시 팀을 J리그 1위를 다투는 팀으로 만들었다. 그러나 선두 경쟁이 한창이던 지난 8월 감독직에서 급작스럽게 물러나 축구팬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윤 감독은 “다들 직장생활 하면 알 것이다. 회사에서 그만두라면 그럴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기자들의 질문이 이어지자, “(사간 도스) 구단에서 올해가 우승할 적기라며 그렇게 결정했는데, 나도 황당했다”고 덧붙였다. 윤 감독의 등장은 K리그 지도자 선임 방식에도 변화를 불러올 것으로 보인다. 1983년 창단한 울산은 그동안 고 문정식 초대 감독을 비롯해 조중연, 김호, 차범근 등 중량급을 선임했다. 2000년대 들어서도 김정남, 김호곤 등 연륜을 중시했다. 이번엔 실력을 택했다. 동아대 출신의 윤정환은 연·고대 학맥도 없고, 프로팀 유공의 테크니션이었지만 대표팀 스타 출신은 아니었다. 선수 때부터 꼼꼼히 경기 상황을 노트하면서 전술을 연구해온 윤정환 감독은 “실력을 인정받은 것 같아 기쁘다”고 했다. 윤 감독의 1차 과제는 팬심을 사로잡는 것이다. 그는 “경제도 어려운데 스포츠가 팬들에게 즐거움을 주어야 할 것 같다. 팬들이 집에서만 보지 않고 경기장에 나와 감동과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선수들이 서비스 정신을 발휘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선수들과 세대차이도 나지만 존중하고 적극적으로 소통할 것이다. 프로 선수는 연습이나 경기 때 끈질기게 뛰어야 한다”고 했다. 윤 감독은 코칭스태프를 구성한 뒤 휴식중인 선수들에게도 이메일 등으로 연락하면서 시즌 준비에 들어갈 예정이다. 그는 “젊은 지도자는 무서울 게 없다. 강하게 부딪쳐 나갈 것이다. 다른 팀이 두려워하는 팀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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