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협회 기술콘퍼런스서 강연하는 슈틸리케 감독 (파주=연합뉴스) 김주성 기자 = 울리 슈틸리케 축구대표팀 감독이 4일 오전 파주 NFC(축구대표팀 트레이닝센터)에서 열린 2014 KFA 기술 콘퍼런스에서 "현대 축구 지도자들에게 필요한 역량과 덕목‘이란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2014.12.4 utzza@yna.co.kr/2014-12-04 11:03:57/
축구협회 기술 콘퍼런스서 강연
“특정 전술·스타일 고집 말아야”
“한국 규율 장점이지만 유연성도 필요”
“특정 전술·스타일 고집 말아야”
“한국 규율 장점이지만 유연성도 필요”
울리 슈틸리케 축구대표팀 감독이 4일 경기도 파주 대표팀 트레이닝센터에서 열린 2014 대한축구협회 ‘기술 콘퍼런스 앤드 축구과학회’에서 강연을 했다. 이용수 기술위원장이 슈틸리케 감독 영입 때 밝혔던 것처럼, 슈틸리케 감독이 대표팀 조련 뿐 아니라 한국 축구 발전을 위한 조언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것이다. 안익수 전 기술위원도 브라질 월드컵 때 피파의 테크니컬스터디그룹(TSG)의 일원으로 참가해 보고 느낀 점을 강연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이날 황선홍 포항 감독, 윤정환 울산 감독 등 국내 지도자들이 참가한 강연회에서 특별히 새로운 내용을 제시하지는 않았다. 다만 과거 2002 한일월드컵을 앞두고 거스 히딩크 감독이 한국 팀내의 소통의 문제, 위계질서, 거리감 등을 운동장에서 서로 부르는 횟수를 측정해 도표에 드러냈던 것처럼 간결하게 자신의 생각을 드러냈다.
슈틸리케판 강연의 핵심은 역시 지도자론. 슈틸리케 감독은 현대 축구 지도자들이 범하기 쉬운 잘못을 3가지로 우선 지적했다. 또 시각적으로 기억하도록 하기 위해 구조신호를 연상케하는 S(시스템·System).O(조직·Organization).S(계획·Scheme)라고 명명했다.
스페인어로 강의한 슈틸리케 감독은 시스템과 관련해, “지도자들이 지나치게 특정 전술만 고집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스리백이니 포백이니, 원톱이니 투톱이니 하는 전형도 마찬가지로 고집할 필요가 없다. 슈틸리케 감독은 “팀에 공격 자원이 풍부하지 않은데 공격수 세 명을 기용하는 자신만의 스타일을 고수해서는 곤란하다”고 했다.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움직이라는 뜻이다.
슈틸리케 감독은 조직 운영에서도 다양성을 강조했다. 그는 10월 파라과이와의 대표팀 평가전을 예로 들며 “경기 시작은 4-2-3-1로 했지만 4-3-3, 4-2-4로 수시로 바꾸며 포메이션에 많은 변화를 주었다”고 했다. 이런 유연한 전형 운용은 히딩크 감독이 강조했던 것과 큰 차이가 없을 정도로 현대 축구에서는 일반적인 것이다. 슈틸리케 감독은 “최전방 공격수와 최후방 수비수의 간격 유지만 된다면 대형 자체는 선수들이 어느 정도 알아서 판단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마지막 계획과 관련해, 슈틸리케 감독은 “계획이 전혀 없어도 문제지만 모든 것을 계획대로만 꾸려간다면 단조로움 속에 빠지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지도자들이 ‘S.O.S’에 빠지지 않으려면 아이들을 멀티 포지션형으로 키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한국 선수들의 장점은 규율”이라고 칭찬하면서도 “탄탄한 조직력 위에 그것을 순간적으로 깨고 나갈 수 있는 유연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히딩크 감독 역시 한국의 규율을 칭찬하면서도, 그것을 깨야 한다고 강조했던 것과 비슷하다.
최만희 파주트레이닝센터 센터장은 “지도자가 해야할 일을 감각적이고 명쾌하게 설명했다. 경험담까지 곁들여서 유익했다”고 평가했다.
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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