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틸리케 축구대표팀 감독. 사진 연합뉴스
황선홍 등 국내감독 상대 강연에서
전술·조직운영 등 ‘유연성’ 강조
전술·조직운영 등 ‘유연성’ 강조
울리 슈틸리케(사진) 축구대표팀 감독이 4일 국내 축구 지도자들을 상대로 첫 강연을 했다. 이용수 기술위원장이 슈틸리케 감독 영입 때 밝혔던 것처럼 대표팀 조련뿐 아니라 한국 축구 발전을 위한 조언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것이다. 안익수 전 기술위원도 브라질 월드컵의 피파 테크니컬스터디그룹(TSG)의 일원으로 참가해 보고 느낀 점을 강연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이날 황선홍 포항 감독, 윤정환 울산 감독 등 국내 지도자들이 참가한 강연회에서 특별히 새로운 내용을 제시하지는 않았다. 다만 축구 지도자들이 범하기 쉬운 잘못 3가지를 구조신호를 연상케 하는 S(시스템·System).O(조직·Organization).S(계획·Scheme)라는 이름으로 소개했다.
스페인어로 강의한 슈틸리케 감독은 “지도자들이 지나치게 특정 전술만 고집해서는 안 된다”며 시스템 매몰의 위험성을 경고했다. 스리백이니 포백이니, 원톱이니 투톱이니 하는 전형도 마찬가지다. 슈틸리케 감독은 “팀에 공격 자원이 풍부하지 않은데 자신의 스타일이라며 공격수 세 명을 기용하는 방식은 곤란하다”고 지적했다. 조직 운영의 유연성도 강조했다. 10월 파라과이와의 대표팀 평가전을 예로 들며 “경기 시작은 4-2-3-1로 했지만 4-3-3, 4-2-4로 수시로 바꾸며 포메이션에 많은 변화를 줬다”고 했다. 그는 “최전방 공격수와 최후방 수비수의 간격 유지만 된다면 대형 자체는 선수들이 어느 정도 알아서 판단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계획이 전혀 없어도 문제지만 감독이 모든 것을 계획대로만 꾸려가려고 한다면 단조로움에 빠지게 될 것”이라고 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지도자들이 ‘S.O.S’에 빠지지 않으려면 선수들을 여러 포지션에 설 수 있도록 키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한국 선수들의 장점은 규율이다. 하지만 탄탄한 조직력 위에서 그것을 순간적으로 깨고 나갈 수 있는 유연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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