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6cm 타깃형 공격수…국가대표 ‘깜짝 발탁’
사우디아라비아전 데뷔골의 주인공 이정협(24)은 1m86의 탄탄한 몸을 가진 최전방 공격수다. 지난달 대표팀 제주훈련 뒤 슈틸리케 감독에 의해 발탁됐다. 슈틸리케 감독은 선발 기용보다는 후반 조커로 생각하고 있다. 제공권을 통한 헤딩이나 골문 앞 몸싸움을 통한 흔들기, 받은 공을 다시 내주면서 기회를 열어주는 일 등을 해내는 타깃형 공격수로 역할을 기대한다.
운도 따르는 선수다. 그동안 청소년 대표팀을 비롯해 각급 대표팀의 최종 명단에는 끼지 못했다. 하지만 슈틸리케 감독 부임 이후 눈에 띄었고, 이동국이나 김신욱 등 비슷한 유형의 공격수들이 부상을 당하면서 대표팀에 승선했다. 만약 박주영이 중동에서 맹활약했다면 발탁되기 어려웠을 것이다.
이날 골 장면에서는 주변의 도움이 컸다. 상대는 좌우로 크게 흔들렸고 골 지역 정면엔 공백이 생겼다. 하지만 자리를 잘 잡아 골을 쉽게 넣을 수 있는 것 역시 선수 능력에서 나온다. 이정협은 경기 전날 “투입된다면 짧은 시간이라도 내가 할 수 있는 능력을 모두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고 한다. 상무에 입대하기 전인 지난해 2월 ‘이정기’에서 ‘이정협’으로 개명하며 축구화 끈을 바짝 조였던 그는 양띠 선수로 올해 축구인생에서 새로운 전환점을 만들어가고 있다.
김창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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