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가전 부진 구자철 대신 선택
선수들이 주저주저하자 슈틸리케 감독이 결정을 내렸다. “주장은 기성용이다.”
울리 슈틸리케 축구대표팀 감독이 2015 호주 아시안컵(1월9~31일) 팀 주장에 기성용을 임명했다고 대한축구협회가 7일 밝혔다. 슈틸리케 감독은 선수들의 의견을 모아 주장을 선임할 계획이었지만, 좀처럼 입을 열지 않자 기성용을 주장으로 선택했다. 축구협회는 기성용이 경기에 나서지 못할 경우에는 부주장인 이청용이 완장을 찰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4일 사우디아라비아 평가전 때 주장 완장을 찼던 구자철이 부진한 경기력으로 비판을 받은 뒤 나온 선택이라 눈길을 끈다.
대표팀 주장이 되기 위한 특별한 조건은 없다. 하지만 실력과 통솔력, 헌신성이 주장의 덕목으로 꼽힌다. 과거에는 나이가 많은 선배 그룹에서 팀 주장이 나오기도 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연공보다는 세계적인 스타로 큰 기성용이 팀 응집력을 높이는 데 적합한 것으로 본 것 같다. 신문선 명지대 교수는 “옛날에는 팀의 연장자가 주장을 했지만 지금은 달라졌다. 게임을 못 뛰면 통솔이 안된다. 구자철한테는 더 분발하라는 자극이고, 기성용한테는 팀의 핵심으로 인정받았다는 뜻”이라고 해석했다. 축구협회 관계자는 “동료를 도와 최선을 다하겠다. 새 주장을 환영한다”는 구자철의 말을 전했다.
기성용은 이날 주장으로 임명되기 전에 한 인터뷰에서 “우승은 한 선수의 역량으로 결코 이룰 수 없다. 선수들이 모두 하나 될 때 이뤄질 수 있다”며 팀워크를 강조했다. 또 “선수들은 경기에 나서지 않더라도 돌발 상황에 신속히 대처할 수 있도록 출전자와 같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프리미어리그 일정 때문에 뒤늦게 합류한 기성용은 10일 오만과의 아시안컵 조별리그 1차전에 맞춰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있다. 기성용은 “서로 부족한 점을 잘 채우며 우승을 합작해야 한다”고 했다.
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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