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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을 기다리는 32살 프로축구

등록 2015-01-15 19:02수정 2015-01-15 22:06

김창금 기자의 무회전 킥
2001년 일본 현장 취재 때의 기억이다. 일본프로축구연맹의 ‘J리그 백년구상’에 충격을 받은 적이 있다. 1983년 프로리그를 시작해 일본보다 10년을 앞섰다고 하지만 한국의 프로축구 기획자들한테 백년 전망은 발견할 수 없었던 때였다. 일을 벌려놓고 조정하는 한국과 준비 뒤 착수하는 일본 축구의 특징을 보는 것 같기도 했다.

14년의 시간이 지난 2015년. 오랜 만에 복귀한 프로축구 현장은 달라져 있었다. 일본의 J리그 구단들이 탄탄하게 지역에 뿌리를 내리고 구단 흑자를 내는 상황과 비교하면 K리그 구단의 처지는 열악하다. 하지만 K리그 사령부인 프로축구연맹(권오갑 총재)의 기획력과 상상력은 이전과 완연하게 달라져 있다. 연맹 관계자는 최근 3년간의 변화라고 말했다.

구단 연봉공개, 실관중 집계, 객단가 공개는 혁명적인 변화의 단초다. 구단 운영의 투명성이 높아지기 시작했고, 대충 눈으로 어림잡은 수치로 관중 뻥튀기를 하는 악습은 사라졌다. 공짜표나 할인표 등으로 좌석당 실제 수입(객단가)이 야구의 절반도 안되는 사실도 드러났다. 올해는 연봉액의 정확성을 위해 실지급이 마무리된 연말에 공개를 할 예정이고, 내년부터는 구단별 경영공시를 시도할 계획이다. 연맹은 수입과 지출 항목의 표준 포맷을 만들어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구단의 경영상태를 볼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강제사항은 아니지만 토토 수익금이나 연맹 결산 잉여의 배분에서 차등을 두는 방안으로 유인책을 구상하고 있다.

이런 변화는 경영합리화, 투명성, 재정건전성 등의 시대적 흐름과도 연결돼 있다. 유럽축구연맹도 ‘재정적 페어플레이’ 정책을 통해 구단의 수지 개선을 촉구하고 있다. 물론 비용을 줄이는 감량 경영보다는 더 많이 벌거나 재원의 효율적 배분을 통해 마케팅이나 유소년 등 기반투자를 강화하자는 게 본 뜻이다.

프로축구는 현재 어려움을 겪고 있다. 출범 때부터 알뜰한 기획으로 최고의 콘텐츠를 만든 프로야구에 밀리고 있다. 제작비도 뽑지 못하는 K리그 경기는 방송사도 외면하고 있어 악순환이다. 하지만 동토 아래서도 새싹은 봄을 기다리고 있다. 강력한 쇄신의 의지로 우직하게 걸어가는 연맹의 모습엔 희망이 있다. 4년 만에 돌아온 현장에서 느끼는 반가운 기운이다.

김창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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