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호주 멜버른 렉탱귤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5 AFC(아시아축구연맹) 아시안컵 8강전 한국 대 우즈베키스탄 경기. 손흥민이 연장 전반 골을 성공시킨 뒤 환호하고 있다. 2015.1.22(멜버른=연합뉴스)
오늘 경기는 집중력, 자신감, 경기 조절 3가지가 결합돼 이길 수 있었다. 슈틸리케 감독도 말했듯이 호주전 같은 정신력이 필요하다고 했는데 호주전을 거치면서 선수들의 경기에 대한 집중력이 향상됐는데 오늘도 그 연장선상에서 좋은 집중력을 발휘했다. 또 호주를 이기고 나서 자신감이 오른 것도 오늘 경기를 이긴 동인이다. 또 대표팀이 오늘 아주 잘한 것이 경기를 조절하는 능력이다. 우선 기성용이 공수의 완급을 조절하는 역할을 매우 잘했다. 센터백, 미드필더, 최전방 공격수까지 완급 조절이 잘 이뤄졌다. 연장전까지 가면서 체력을 잘 조절해야 하는데 그 부분에서도 우즈벡을 압도해 연장전에서 2골을 넣을 수 있었다.
그러나 전술적으로 놓고 보면, 실점 위기가 조별리그에서부터 오늘까지 되풀이됐다. 운이 따라줘서 실점하지 않았지만 좋지 못했다. 우즈베키스탄이 좌우측으로 벌려 중앙으로 크로스를 해주는 공격을 했는데 상대 풀백들이 올라오면 미드필더들이 따라가서 압박을 해줘야 한다. 그런 점이 잘 안 됐다.
2골을 넣은 손흥민의 경우 정규시간 90분 동안을 놓고 보면 기대했던 것에서 80점 정도밖에 보여주지 못했다. 손흥민에게 체력적으로 상당히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는 경기였다. 첫 경기를 뛰고 감기몸살로 다음 경기에 결장하는 등 컨디션 조절에 상당히 어려움을 겪었을 것 같다. 그러나 막판에 가서는 스타다운 결정력을 보여주며 역시 자기 이름값을 해줬다. 손흥민이 브라질월드컵 알제리전 이후 10경기 동안 득점을 못했는데 오늘 골은 승리도 승리지만 앞으로 4강전, 결승전에서 만날 상대팀에게 손흥민에 대한 부담감을 높여 줄 수 있다. 그러면 이정협, 이근호 등 동료 공격수들의 득점 기회로 이어질 수도 있어 앞으로 공격을 전개하는 데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다.
여기까지 왔는데 더 이상 대표팀에 요구할 수 있는 것은 없다. 호주전 이후 경기에 대한 집중력이 높아졌고, 기성용이 뺴어난 경기 운영 능력을 보여주고 있어 좋은 흐름을 살리면 될 것 같다. 단 한가지 수비에 대한 부분은 조금은 점검하고 가야 될 것 같다.
신문선 명지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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