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호주 시드니의 스타디움 오스트레일리아에서 열린 2015 AFC 아시안컵 준결승 한국 대 이라크 경기. 김영권이 추가골을 넣고 있다. 2015.1.26 / 시드니=연합뉴스
한국이 체력, 기술, 전술, 심리적인 면에서 모두 이라크를 압도했다. 이정협이 넣은 첫 골의 의미는 컸다. 비교적 이른 시간에 선제골을 집어넣어 선수들이 심리적으로 편한 경기를 할 수 있었다. 준결승이었지만 예선 3경기보다 더 편한 경기였다.
이라크는 세트피스에서 약점을 드러냈고, 중앙수비수와 골키퍼가 공중볼 처리에 문제가 있었던 부분을 잘 공략했다. 한국에 큰 승인이 됐다. 이라크는 숙적 이란과의 경기에서 승리한 뒤 긴장감이 풀린 모습이었다. 공격에서 날카로운 모습이 없었고, 득점 기회로 갈 수 있는 상황에서도 집중력 부족으로 기회를 무산시키는 장면이 여러번 나왔다.
우리 수비는 서너번 흔들리긴 했지만 이전 경기들에 비해 안정됐다. 김영권과 곽태휘의 호흡을 맞추는 시간이 늘고, 미드필더와 좌우 풀백의 호흡도 좋아져 압박이 효과적으로 이뤄졌다. 2-0으로 벌어진 상황에서 상대팀은 공격적으로 모험을 던질 수밖에 없는데, 그럼에도 한국 공격수들이 공격의 강도를 늦추지 않아 상대팀을 자기 진영에 묶어두는 효과를 가져온 것도 인상적이었다.
특히 김진수의 활약이 결정적이었다. 2경기 연속 도움이다. 오른쪽 풀백 차두리와 더불어 경기를 안정적으로 끌고 갔다. 공격적으로 중요한 옵션으로 자리매김했다. 손흥민 역시 컨디션이 점점 올라오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오늘 경기뿐만 아니라 결승전에 대한 기대도 커지고 있다. 대회 초반 주전 선수들의 감기 몸살과 부상 등이 슈틸리케 감독에게 오히려 전화위복의 기회가 된 것 같다. 경기에 대한 선수들의 집중력을 다잡고, 모든 선수의 출전 가능성을 열어둔 것도 팀 전체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으로 작용했다.
신문선 명지대학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