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태용 올림픽 축구대표팀 감독.
올림픽 축구대표팀 감독 취임
“지난대회 동메달…부담 많이 돼
당장 3월 예선부터 전력 다할 것”
“지난대회 동메달…부담 많이 돼
당장 3월 예선부터 전력 다할 것”
여전했다. 그 넘치는 자신감. 못 말린다. 험로를 앞에 둔 올림픽팀 사령탑 같지 않았다. 팬들은 안다. 그게 신태용표 축구의 힘이라는 것을.
신태용 올림픽 축구대표팀 감독이 9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취임 기자회견을 했다. 프로축구 성남을 맡은 적이 있지만 22살 이하 대표팀을 지휘하는 것은 처음이다. 신 감독은 “홍명보 감독이 2012 런던올림픽 동메달을 땄기 때문에 후임자는 매우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내가 될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올림픽 메달 목표를 말하기보다는 당장 3월 예선부터 전력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본선을 겨냥하는 대표팀은 내년 1월 카타르에서 열리는 23살 이하 아시안컵에서 3위 안에 들어야 티켓을 딴다. 이 대회는 올림픽 최종예선을 겸하고 있다.
신 감독은 “한국과 일본, 북한뿐만 아니라 우즈베키스탄, 이라크 등 총 여덟 팀이 세 장의 티켓을 놓고 경쟁할 것 같다. 내가 생각하고 있는 축구의 색깔을 선수들에게 입혀나갈 것”이라고 했다.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지만 개성, 창의성, 근성이 신태용 축구의 키워드인 것으로 보인다. 신 감독은 “최근 태국(타이) 킹스컵 우승 때 우리 선수들은 착하고 의욕과 끈기가 있었다. 그것만으로는 안 된다. 자기만의 개성이 있어야 하고 경기장 안에서는 더 강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창조적인 플레이를 보강하기 위해서 “즐기면서 집중하는 소집훈련을 구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과 생활하면서 얻은 노하우도 활용한다. 신 감독은 “슈틸리케 감독의 특징은 귀를 열고 많이 들으면서 무엇이 합당한지 판단해서 끌고 나가는 소통에 있다. 새로 부임했다고 바꾸기보다는 기존 코칭스태프의 말을 듣고 배울 것”이라고 했다. 슈틸리케 감독도 신태용 코치한테 빚을 졌다. 신 감독은 “대표팀 선발은 최종적으로 슈틸리케 감독이 했다”고 했지만, 대표팀 선수 정보를 1차적으로 거른 것은 신태용 코치였다. 아시안컵 준우승으로 음지에서 도운 신태용 코치의 역할도 평가를 받고 있다.
이용수 기술위원장으로부터 올림픽팀 사령탑 제안을 받았을 때 신 감독은 즉답을 못 했다. 위험 요인이 컸기 때문이다. 하지만 수락한 이상 선수 시절 ‘여우’라는 별칭으로 플레이메이커 구실을 한 신 감독의 올림픽 본선행 견적은 이미 나온 것으로 보인다. 2008년 12월 성남팀을 맡아서는 2년 만에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정상에 올린 적이 있다. 프로축구 관계자는 “신태용의 자신감은 근거 없이 나온 게 아니다. 챔피언스리그 우승 때 인정을 받았다”고 했다.
A대표팀에서는 코치로서 선수단 분위기 메이커 구실을 했다는 신 감독은 “올림픽팀 사령탑은 카리스마가 있어야 한다. 휘어잡는 게 아니라 요소요소 필요한 것을 선수들에게 주면서 끌고 나갈 것”이라고 했다. 실력 차가 좁혀진 아시아 축구에서 살아남기 위한 방법을 묻자 “나에겐 촉이 있다”고 답했다.
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사진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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