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선수.
손흥민, 26일 ‘꿈의 무대’ 16강전
강호 AT마드리드 상대 골사냥
조별리그 6경기 3골 ‘팀내 1위’
올시즌 14골 최다골 경신 기대
강호 AT마드리드 상대 골사냥
조별리그 6경기 3골 ‘팀내 1위’
올시즌 14골 최다골 경신 기대
“제가 뭐라고 할 게 있나요? 챔피언스리그에서 골을 넣는 선수인데….”
울리 슈틸리케 축구대표팀 감독이 호주 아시안컵 준우승 뒤 손흥민의 부족한 점에 대해 묻자 이렇게 답한 적이 있다. 감독의 눈에 찰 선수는 없을 것이다. 불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슈틸리케 감독조차 챔피언스리그의 권위를 인정했다. 골까지 넣은 선수에 대한 찬사는 덤이었다.
독일 분데스리가 레버쿠젠의 손흥민이 챔피언스리그 골 사냥을 위해 나선다. 무대는 26일(한국시각) 새벽 4시45분 안방 바이아레나에서 열리는 2014~2015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전. 두 팀은 2010~2011 유로파리그에서 두 차례 맞선 적이 있는데 모두 1-1로 승패를 가리지 못했다.
로거 슈미트 레버쿠젠 감독이 손흥민에게 거는 기대는 각별하다.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6경기에서 3골을 터뜨린 손흥민은 팀 내 챔피언스리그 득점 1위다. 분데스리가 팀 내 득점 1위는 카림 벨라라비(9골)이지만 챔피언스리그에서의 골은 없다. 최전방의 슈테판 키슬링(1골)이나 공격형 미드필더 하칸 찰하노을루(1골) 등이 모두 챔피언스리그 1골에 멈춰 있다. 팀 전체 7골 가운데 손흥민이 3골을 해결했다. 분데스리가보다 더 큰 무대인 챔피언스리그에 강하다고 볼 수 있다.
손흥민은 챔피언스리그 플레이오프전(2골)과 DFB포칼(1골) 득점을 포함해 올 시즌 각종 경기에서 14골을 터뜨렸다. 2010년 독일 진출 이후 최다골 행진이다. 지난주 열린 아우크스부르크와의 분데스리가 경기에서는 후반 교체되면서 팀 무승부를 지켜봐야 했지만 동물적인 위치 선정과 킬패스, 강력한 슈팅력을 과시했다. 슈미트 레버쿠젠 감독은 후반 29분께 손흥민을 벤치로 불러들였는데, 챔피언스리그를 대비해 체력적인 배려를 한 것으로 보였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지난 시즌 챔피언스리그 준우승팀의 강호다. 팀을 이끌고 있는 디에고 시메오네 감독은 지난 시즌 프리메라리가 우승 등으로 명장 반열에 올랐다. 레버쿠젠이 분데스리가 6위를 달리고 있는 반면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프리메라리가 3위다. 특히 최전방의 앙투안 그리즈만과 마리오 만주키치 투톱은 정규리그에서 각각 14골, 12골을 기록한 득점기계다. 중원의 티아구 멘드스나 코케, 가비 등의 공격 작업이 활발하고 페르난도 토레스 등 대체선수 진용도 막강하다. 이달 초 지역 라이벌인 명문 레알 마드리드와의 경기에서는 4-0 대승을 거뒀다. 공중볼이나 세트피스에서도 강점이 있고 조직적인 수비력까지 거의 약점이 없는 팀으로 꼽히고 있다.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에서는 14골을 넣었다. 레버쿠젠의 두 배다.
레버쿠젠도 짧은 패스와 롱패스를 섞어가며 상대 진영에서 강공을 펴는 스타일이어서 ‘강 대 강’의 대결이 예상된다. 그러나 수비력이 약한 게 레버쿠젠의 흠이다. 앞서가던 경기에서도 막판 추가시간에 골을 내줘 최근 두 차례 분데스리가 경기를 무승부와 패배로 마감했다. 공점유율이 떨어지고 위험지역에서의 파울도 많은 편이다. 그래서 결정적인 기회가 왔을 때 해결해주는 순도 높은 결정력이 필요하다. 슈미트 감독이 손흥민에게 기대를 거는 이유다.
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사진 AP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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