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브 김의 프리메라리가 리포트
날씨는 좀 춥게 느껴졌다. 하지만 손흥민이 출전하기에 부푼 마음으로 경기장을 찾았다.
시작전부터 5만4천명의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팬들의 함성이 스타디움을 울렸다. 독일에서 건너온 레버쿠젠의 1천500 팬들의 성원은 칼데론 스타디움의 안방 열기에 묻혀 버렸다. 디에고 시메오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감독은 여러 차례 응원의 함성을 높여달라고 관중에게 몸짓을 했다. 그 힘이었을까.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마리오 수아레스가 전반 27분 골을 터뜨리며 포문을 열었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슈팅수에서는 13대 7로, 코너킥 기회에서는 11대 2로 레버쿠젠을 앞섰다. 레버쿠젠은 간간히 역습을 노렸지만 90분 전후반 득점이 없었고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1-0으로 끝났다. 1·2차전 합계 1-1이 돼 연장전으로 들어갔지만 레버쿠젠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공세를 막아내는 데 주력하는 듯했다. 스페인 언론의 관심을 끌었던 손흥민도 큰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결국 승부차기에 들어갔는데, 레버쿠젠은 무려 3개의 페널티킥을 놓치면서 운을 잡지 못했다.레버쿠젠은 분데스리가 4위까지 주어지는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을 따 다음 시즌을 기약해야 할 것이다.
스페인 스포츠 신문에서는 경기 전부터 손흥민의 활약을 기대하는 기사를 실었다. 신문은 레버쿠젠이 팀 역사상 최고 수준의 이적료인 1000만유로를 들여 손흥민을 데려왔지만, 곧바로 엘지전자와의 메인 스폰서 계약을 맺고 한국에서 친선경기를 펼치는 등 톡톡히 본전을 뽑았다고 전했다. 이들 매체는 스페인 구단에서도 손흥민에 관심을 갖고 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경기 뒤 반응은 레버쿠젠 팀 전체와 손흥민 개인 모두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경기력을 보였다는 평을 내놨다.
8강 진출에 실패하였지만 독일 분데스리가는 스페인 라 리가와 함께 최고의 무대다. 손흥민이 분데스리가에서 활약해 다음 챔피언스리그 무대에 나온다면 더 달라진 모습이 돼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패배했지만 아직 젊다. 스페인에서도 손흥민은 기량과 패기가 있는 스타급 선수로 통한다. chunbae@yah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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