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역시 골을 넣어야 행복하네요!’ AP/연합
왼발 발리슛은 골키퍼 오른쪽 사각으로 빨려 들어갔다. 반대쪽 넓은 공간을 의식하고 있던 골키퍼는 손쓸 방법이 없었다. 오른발잡이지만 연습으로 왼발 달인이 된 손흥민의 ‘양발’은 위력적이었다.
레버쿠젠의 손흥민이 11일(현지시각) 독일 마인츠 코파스 아레나서 열린 2014~2015 분데스리가 28라운드 마인츠와의 경기에서 전반 선제골로 팀 승리(3-2)를 도왔다. 2월부터 정규 6연승을 달린 4위 레버쿠젠(승점 51)은 3위 묀헨글라트바흐(승점 53)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3위까지는 챔피언스리그 직행 티켓이 주어진다.
손흥민은 전반 15분 오른쪽 깊게 침투한 하칸 찰하노글루가 길게 올려준 공을 골지역 왼쪽에서 왼발 발리 슈팅으로 연결했다. 상대 골키퍼가 각을 좁히고 섰지만 정확하게 맞은 공은 골키퍼 오른쪽 옆구리를 통과했다. 공중으로 날아오는 공을 처리하기는 쉽지 않고, 원래 오른발잡이한테 왼발 발리슛은 더 어려울 수밖에 없다. 하지만 “아버지가 왼발 슈팅을 단련시켰다”고 말했듯이 정확하게 맞은 공은 빈 틈을 헤집었다.
손흥민은 리그 11호골로 팀 동료 카림 벨라라비와 팀내 득점 공동선두에 올랐다. 챔피언스리그(본선 3골, 예선 2골)와 컵대회(1골)를 포함하면 올 시즌 총 17골을 쏘았다. 차범근 감독이 2005~2006 레버쿠젠에서 한 시즌 총 19골을 넣었는데 2골차로 다가섰다. 손흥민은 팀의 정규리그 총 52골 중 11골을 해결해 21%의 득점력을 과시하고 있다. 경기당 평균 1.8골을 넣는 팀이 리그 6경기를 남겨두고 있어 손흥민이 2골 정도를 추가할 가능성은 높다. 만약 3골을 넣은다면 차범근 감독의 기록을 넘어서게 된다.
이날 마인츠에서는 구자철과 박주호 등 한국인 선수들이 출전해 손흥민과 대결을 벌였다. 마인츠는 후반 28분까지 0-3으로 뒤졌고, 그 뒤 구자철이 동료가 얻어낸 두 번의 페널티킥 기회(후반 33분, 후반 추가시간)를 골로 연결해 두 골을 따라붙을 수 있었다. 하지만 승패에 영향을 주지는 못했다.
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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