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리를 자축하는 바이에른 뮌헨 선수들(AP=연합뉴스)
바이에른 뮌헨, 6-1로 포르투 대파
1차전 패배 벼랑 끝서 4강 진출 확정
1차전 패배 벼랑 끝서 4강 진출 확정
크루이프의 제자들이어서 다른 것인가.
펩 과르디올라 바이에른 뮌헨 감독이 22일(한국시각) 안방인 뮌헨의 알리안스경기장에서 열린 2014~2015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에서 포르투를 6-1로 대파하고, 1·2차전 합계 7-4로 4강에 진출했다. 1차전 패배로 벼랑 끝에 몰린 과르디올라 감독은 기사회생했다. 주말 분데스리가 경기에서 승리하면 리그 우승을 확정하고, 포칼컵 4강에도 올라 있어 챔피언스리그 타이틀까지 포함해 ‘트레블’(3관왕)을 노릴 수 있게 됐다.
유럽 챔피언스리그에서 1-3의 패배를 뒤집기는 쉽지가 않다. 더욱이 프랭크 리베리, 아르연 로벤, 다비드 알바, 바스티안 슈바인슈타이거 등 뮌헨의 주축 선수들은 1차전부터 부상으로 전열에서 빠져 있었다. 하지만 2차전 전반 14분부터 40분 사이에 티아구 알칸타라, 제롬 보아텡,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 토마스 뮐러, 레반도프스키가 정신없이 골을 터뜨려 5-0으로 앞서간 뒤 6-1로 경기를 마감했다. 11대 10의 숫적 우세나 압도적인 슈팅 우세라도 승리를 보장받을 수 없는 종목이 축구다. 그러나 과르디올라 용병술 아래 뮌헨은 괴력을 발휘하며 4년 연속 챔피언스리그 4강에 진출했다.
FC바르셀로나 주장 출신인 과르디올라 감독은 1988~96년 바르셀로나 팀을 이끌었던 요한 크루이프 감독 아래서 큰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역시 이날 파리생제르맹을 2-0으로 꺾고 1·2차전 합계 5-1로 4강을 확정한 바르셀로나의 루이스 엔리케 감독도 당시 크루이프가 만든 바르셀로나 축구 문화의 세례를 받은 지도자다. 테니스 스타 라파엘 나달의 삼촌이며 1991년~99년 바르셀로나 수비수로 뛰었던 미구엘 앙헬 나달은 <골닷컴>에서 “바르셀로나 축구는 매우 섬세하고, 점유율을 강조하며 멋있는 장면을 만들어내는 스타일이다. 요한 크루이프의 철학에서 나온 것들이 현재 지도자들한테 영향을 주는 것 같다”고 말했다.
뮌헨은 이날 상대한테 딱 2개의 슈팅만 허용한 반면 17개의 슈팅 가운데 11개를 유효슈팅으로 연결하면서 상대를 초토화했다. 포르투의 감독인 훌렌 로페테기 역시 크루이프 감독 시절 바르셀로나의 골키퍼였는데, 1차전 쾌승과 달리 이날은 옛 동료한테 완패를 당했다. 바지 옆 재봉선이 튿어지는 줄도 모르고 팀을 지휘한 과르디올라 감독은 최근 불편했던 팀내 잡음도 한번에 날려 보냈다. 지난주 포르투와의 1차전 패배 뒤 수십년간 뮌헨팀에 봉직해온 주치의와 의료팀 3명이 한꺼번에 동반 사퇴하면서 감독과의 불화설이 불거져 나왔다. 과르디올라는 지난주 “팀이 진 것은 감독의 잘못이지 의료진 때문이 아니다. 선수 부상을 누가 막을 수 있겠는가. 베스트 11이 나갔어도 이긴다는 보장이 없었다”고 해명해야 했다. 그러나 이날 대승을 일궈내면서 팀내 장악력을 과시하고 권위를 회복했다.
바르셀로나의 엔리케 감독도 과르디올라를 칭찬했다. 엔리케 감독은 “뮌헨이 정말 대단한 경기를 펼쳤다. 친구가 잘되는 일은 좋다”며 축하의 말을 전했다. 4강 대진은 24일 결정되며, 5월초 4강 1·2차전 뒤에는 6월6일 독일 베를린에서 대망의 결승전이 열린다.
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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