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숙으로 유명한 조제 모리뉴(오른쪽) 첼시 감독과 아르센 벵거(왼쪽) 아스널 감독이 2014년 9월 영국 런던 스탬퍼드브리지에서 열린 2014~2015 잉글랜드프리미어리그(EPL) 7라운드 경기에서 충돌하고 있다. 런던/신화 연합뉴스
조제 모리뉴 첼시 감독이 또 한 번 아르센 벵거 아스널 감독한테 ‘한방’을 먹였다.
27일(한국시각) 영국 런던의 에미리츠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4~2015 프리미어리그 첼시와 아스널의 경기(0-0) 뒤 인터뷰. 모리뉴 첼시 감독은 “지루하고 지루한 첼시”라는 아스널 안방 팬들의 비난에 대한 생각을 묻자, “10년 동안 우승을 못 하는 게 지루한 것이다. 우리는 리그에서 두 번째로 많은 골을 넣은 팀이고 골 득실에서는 최고”라며 맞받아쳤다. 첼시는 이날 수비에 중심을 두는 경기로 무승부를 일궈 1위(23승8무2패·승점 77)를 굳건히 했다. 앞으로 남은 5경기에서 2경기만 이기면 리그 우승을 확정한다. 2위 맨체스터 시티(67점)나 3위 아스널(승점 67)의 추격 사정권에서 벗어난다.
벵거 감독에 대한 독설은 아스널이 2003~2004시즌 우승 뒤 리그 정상에 오르지 못한 점을 꼬집은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모리뉴 감독은 “아마도 아스널 팬들이 (지루함을) 우리한테 읊조린 게 아닐지도 모른다. 이기기를 원하면서 최전방 공격수 올리비에 지루를 빼고 시오 월콧을 투입했을 때, 팬들은 지루와 월콧이 함께 뛰는 모습을 바랐을지도 모른다”고 했다. 벵거 감독은 후반 38분 지루를 빼고 월콧을 투입했다. <가디언>은 모리뉴 감독이 벵거 감독의 필승 열망 부족을 지적한 것으로 해석했다. 6분이 남은 상황에서 공격수를 빼기보다는 추가 공격수를 투입해 2명으로 늘려야 했을지 모른다는 지적이다.
모리뉴 감독은 올 시즌 중간에도 우승컵이 없어도 감독직을 계속 유지하는 벵거 감독처럼 행복한 사람은 없다는 식으로 독설을 퍼붓기도 했다. 모리뉴 감독은 역대 벵거 감독과의 대결에서는 7승6무로 단 한 번도 지지 않았다. <비비시>는 “아스널이 첼시와의 대결에서 8시간 2분 동안 골을 기록하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벵거 감독은 앙숙 모리뉴 감독의 독설에 대해 수세적이었다. 그는 경기 뒤 “첼시가 챔피언이 아닌 채로 시즌을 마치는 것은 이제 불가능해졌다”고 했다. 벵거 감독은 “첼시는 아직 챔피언이 아니지만 그 자리에 오를 것이다. 그들은 강하게 시즌을 시작했고 초반에 격차를 벌렸다”고 말했다. 첼시는 디에고 코스타나 로익 레미 등 주요 공격수들이 부상이지만 주중 레스터시티 원정, 주말 크리스털 팰리스와의 안방 경기에서 리그 우승을 확정하고 싶어한다.
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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