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정환 울산 감독이 5일 제주와의 경기에서 심판 판정에 불만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다. 서귀포/연합뉴스
윤정환 울산 감독이 시즌 첫 패배와 퇴장까지 당하는 등 이중 악재를 만났다. 역전패여서 가슴은 더 쓰렸다.
울산은 5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5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9라운드 제주 원정에서 제파로프의 선제골을 지키지 못하고 1-2로 졌다. 시즌 초 3승1무를 달리다가 최근 4차례 무승부로 주춤하더니 첫 패배까지 하향세다. 울산은 3승5무1패로 3위로 내려섰다. 윤정환 감독은 후반 21분 판정에 대한 항의로 데뷔 뒤 처음으로 퇴장을 당했다. 반면 조성환 감독의 제주는 4승3무2패로 2위로 올라섰다. 올 시즌 홈경기 무패 행진(4승1무)도 이어갔다.
경기의 초반 흐름은 울산이 잡았다. 울산은 전반 7분 세르베르 제파로프의 선제골로 기선을 잡았다. 그러나 이후 결정적인 장면은 나오지 않았다. 오히려 후반 시작하자마자 강수일한테 동점골을 얻어맞았다. 후반 1분 좁은 공간에서 공을 주고받으며 아크 안으로 침투한 강수일은 로페스가 찔러준 절묘한 패스를 골망 오른쪽 구석으로 찔러 넣었다. 스피드를 살려 공간을 파고든 제주의 강수일은 울산의 골키퍼 김승규의 움직임도 살피면서 완벽하게 골을 잡아냈다. 기세를 탄 울산은 후반 12분 로페스의 돌파, 후반 18분 배기종의 슈팅으로 계속 울산의 문을 두드렸다. 결국 제주의 역전골은 막판 윤빛가람의 발끝에서 나왔다. 윤빛가람은 후반 43분 로페스가 오른쪽 벌칙구역 안에서 헤딩으로 건넨 패스를 가슴으로 받은 뒤, 골지역 정면에서 침착한 왼발 슈팅으로 해결했다. 울산 수비수가 공간을 내준 게 빌미가 됐다. 윤정환 감독은 후반 21분 다이빙하듯 넘어진 제주 선수가 파울을 얻자 항의하다가 퇴장당했는데, 사령탑 공백이 울산 선수들의 집중력에 영향을 주었을 가능성도 있다.
윤정환 감독과 조성환 감독은 모두 과거 유공 시절 발레리 니폼니시 사령탑의 제자들이다. 그러나 시즌 축구의 색깔에서는 차이가 나고 있다. 조성환 감독이 패스를 활용한 공격축구를 하는 반면 윤정환 감독은 이기는 축구를 지향하고 있다. 울산은 선제골을 넣고도 후반에 지키지 못하는 뒷심 부족도 드러내고 있다. 이길 수 있는 경기를 좀더 효과적으로 관리해야 할 과제가 생겼다.
윤성효 감독의 부산은 이날 포항 스틸야드에서 열린 원정경기에서 노행석과 한지호의 활약에 힘입어 2-1 승리를 거뒀다. 최근 7경기 연속 무승(2무5패)으로 침체했던 부산은 팀 분위기를 바꿀 기회를 얻었다. 부산은 2승2무5패로 11위, 포항은 4승1무4패로 5위.
김창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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