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여자축구대표팀 훈련 참가
내달 10일 브라질과 첫 경기 치러
“첫승 목표…더 잘해 16강행도 도전”
내달 10일 브라질과 첫 경기 치러
“첫승 목표…더 잘해 16강행도 도전”
“몸이 굉장히 좋아졌어요. 웨이트를 많이 했거든요.” 그래서 몸무게가 얼마나 늘었느냐고 물었더니 질색을 한다. “신문 봐요! 다 나와 있어요!” 24살의 ‘올해의 잉글랜드 여자 축구선수’는 체중에 예민했다. 찾아봐도 몸무게가 얼마 늘었는지 알 수 없었다.
지소연(첼시)이 13일 경기 파주 축구국가대표팀트레이닝센터에서 열린 2015 국제축구연맹(FIFA) 캐나다 여자월드컵(6월6일~7월5일) 한국대표팀 소집훈련에 처음 참가했다. 지소연은 “보통 대표팀 경기 2~3일 전에 합류했지만 이번에는 한달 가까이 함께 훈련을 할 수 있다. 시간이 많기 때문에 선수들과 발을 잘 맞춰 최대한 좋은 경기를 보여주겠다”고 다짐했다.
한국이 여자월드컵에 나가는 것은 2003년 미국 대회 이후 두번째다. 당시 한국은 조별예선 첫 경기에서 브라질에 0-3으로 졌고, 이어 프랑스(0-1패), 노르웨이(1-7패)에 무너지면서 세계와의 격차를 실감했다. 그러나 이번 여자월드컵에서는 당시 출전 경험이 있는 박은선(로시얀카)에 지소연이 추가됐다. 한 선수의 역량만으로 팀의 전력을 평가하기는 어렵지만 공격 진영에는 확실한 골잡이 두 명이 있는 셈이다.
특히 지소연은 핵심 중의 핵심이다. 대표팀 74경기에서 38골로 최다 득점을 기록하고 있고, 소속팀 첼시에서는 10번을 달고 공격 작업을 조율한다. 그의 활약에 힘입어 첼시는 지난해 2위를 했고 올해는 1위를 달리고 있다. 지난달 잉글랜드 프로축구선수협회(PFA)가 선정한 올해의 여자 선수로 뽑히면서 국제무대에서도 실력을 인정받았다. 그러나 지소연이 막히면 해법이 마땅치 않은 것도 사실이다. 한국의 득점력은 러시아 무대에서 활약하는 박은선과 지소연 두 명한테 많이 의존하고 있다. 지소연은 “우리 팀의 모든 선수들은 훌륭하다. 나를 막는다면 다른 선수에게 기회가 갈 것”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빠른 발을 이용해 최전방의 박은선이나 주변의 박희영 등이 득점할 수 있도록 잘 활용할 것”이라고 했다.
한국 여자축구는 6월10일 E조 첫 상대로 국제축구연맹 순위 7위 브라질에 맞선다. 12년 전 상황과 비슷하다. 18위의 한국은 설욕을 노리지만 쉬운 일은 아니다. 지소연은 “차라리 잘됐다. 예선에서 만난 게 다행”이라고 담대하게 말했다. 그는 “한국 여자대표팀의 월드컵 첫승이 없었다. 첫승을 일구는 게 목표이고 더 잘해 16강까지 가면 좋겠다”고 했다. 한국은 이어 코스타리카(37위), 스페인(14위)과 상대한다. 16강을 목표로 내건 윤덕여 감독은 그동안 “체력적으로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 그 바탕 위에서 전술 훈련을 조직화하겠다”고 말했다. 지소연도 “체력이 없으면 기술이 나올 수도 없다”고 강조했다.
월드컵에 대한 기대에 부담감을 느낄 법도 하다. 지소연은 “20살 세계대회 동메달을 경험한 선수들이 많다. 어떻게 경기를 해야 하는지 잘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그는 “거친 유럽 선수들하고 몸싸움을 하면서 더 성장했다. 한국이나 일본에서 뛸 때와 달리 훨씬 볼 처리를 빨리 하게 됐고 시야도 넓어졌다”고 말했다. 지소연은 국내 여자축구의 인기가 낮은 현실에 대해서는 “대표팀에서 성적을 내면 팬들의 관심이 높아질 것이다. 월드컵에서 꼭 좋은 성적을 내고 싶다”고 답했다.
파주/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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