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 FC서울과 전남 드래곤즈의 경기에서 박주영이 골을 넣은 뒤 환호하고 있다. 2015.5.16 연합
프로축구 FC서울의 박주영이 마침내 ‘골 다운 골’을 성공시키며 자신의 존재를 입증했다.
박주영은 1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5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11라운드 전남과의 경기에서 팀이 2-0으로 앞서가던 상황에서 쐐기골을 넣었다.
박주영은 지난달 12일 인천 유나이티드와의 경기에서 7년 만의 국내 리그 복귀 이후 첫 골을 넣기는 했으나, 이는 페널티킥이었다.
팀 동료가 만들어 준 페널티킥을 팀의 배려로 크게 어렵지 않게 성공시켰다.
그러나 이번에는 달랐다.
지난달 수원과의 경기에 1-5로 패한 이후 무릎 부상으로 리그 3경기에 결장했던 박주영은 이날 4경기 만에 교체 명단에 이름을 올리며 출전을 예고했다.
그리고는 후반 11분 팀이 2-0으로 앞서가던 상황에서 투입됐다.
박주영이 이날 경기에서 자신의 진가를 보여주기까지는 20분이 걸리지 않았다.
그는 고명진이 찔러준 패스를 페널티박스 안으로 쇄도하면서 볼을 잡았고, 돌면서 슛을 날렸다. 하지만, 이 슛은 전남 수비수의 몸에 걸렸다.
그러나 박주영은 포기하지 않고 집중력을 발휘해 수비수들보다 먼저 일어나 공을 드리블해 수비수를 제친 뒤 골키퍼 옆으로 차넣었다.
스스로 죽지 않았음을 알리는 자축골이었다. 골을 넣은 후 스스로도 기뻐했고, 팀 동료들도 그의 첫 필드골을 축하해줬다.
이번 그의 필드골은 2008년 4월 6일 광주 상무전에서 프리킥을 성공시킨 이후 2천597일 만의 골이다.
이날 골로 박주영은 부담감을 버리고 자신감을 가질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인다.
그는 화려한 조명을 받으며 국내 리그에 복귀했지만, 복귀 이후 페널티킥을 넣은 것 이외에는 이렇다할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지난 3경기에는 부상을 이유로 출전도 하지 못했다.
이와 함께 그는 득점 빈곤에 시달리던 FC 서울에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희망이 됐다.
서울은 이날 3-0으로 승리했지만, 지난 10경기 동안 두 골 이상을 넣지 못했다.
이날도 박주영이 골을 넣기 전까지는 심판의 오심 여지가 있는 선제골과 상대 자책골의 추가골이 전부였다.
최용수 감독은 “박주영이 마지막 득점까지 해줘서 앞으로 팀에 안정감을 가져다주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우리도 한 골에 그치지 않고, 추가득점을 올릴 수 있다는 자신감을 선수들이 얻은 것 같다”고 기대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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