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준 대한축구협회 명예회장이 차기 피파 회장에 출마할 움직임을 보이면서 피파의 새 리더십 구도에 변화가 올 것인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정 명예회장은 3일 오후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차기 회장 선거에 출마할 거냐고 묻는 분들이 많은데 참가 여부는 신중하게 생각하고 판단하겠다. 3년 가까이 국제축구계 인사들과 만나지 않았기 때문에 그분들과 만나 의견을 듣고 최종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출마를 공식화하진 않았지만, 출마 여부를 검토중이란 사실을 공개한 셈이다. 정 명예회장이 17년간 부회장 및 집행위원으로 활동한 경력이 있기 때문에 그의 출마는 단순한 변수가 아니다.
차기 회장으로 유력한 인물들은 정 명예회장처럼 대부분 블라터와 각을 세웠던 이들이다. 가장 유력한 후보로 꼽히는 인물은 미셸 플라티니 유럽축구연맹(UEFA) 회장이다. 유럽축구연맹은 53개국의 회원국을 보유하고 있다. 그레그 다이크 잉글랜드축구협회 회장 역시 블라터 사임 뒤 “향후 국제축구연맹은 플라티니 중심으로 재편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번 선거에서 블라터에게 진 알리 빈 후세인 요르단 왕자(요르단축구협회장)도 재출마할 가능성이 높다. 후세인 왕자는 2011년 피파의 아시아지역 부회장 선거에서 정몽준 대한축구협회 명예회장을 꺾을 때 블라터 진영의 전폭적인 지지를 얻었지만, 지난 선거에 출마하면서 블라터와 갈라섰다.
다른 인물도 거론된다. 2002년 선거에서 블라터와 맞섰던 이사 하야투 아프리카축구협회 회장도 잠룡 중 하나다. 이번 선거에서 투표 직전에 사퇴한 루이스 피구 전 포르투갈 국가대표팀 선수도 재출마할 가능성이 높다.
블라터 진영에서도 후보를 세울 가능성이 높다. 거론되는 인물은 아흐마드 파흐드 사바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 의장이다.
윤형중 기자 hjyoo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