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은선이 16일(한국시각) 캐나다 오타와 앨곤퀸 대학교 훈련장에서 윤덕여 감독이 지켜보는 가운데 훈련을 하고 있다. 오타와/연합뉴스
“서 있기만 해도 위압감을 주는데….”
벼랑 끝에 몰린 여자축구대표팀의 해결사로 박은선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18일 오전 8시(한국시각) 2015 여자월드컵 E조 최종 스페인전 필승을 위해서는 박은선의 잠재력을 활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한국은 조 최하위(1무1패)로 스페인전에서 이겨야 16강 희망이 있다. 박은선을 잘 아는 국내 실업팀 감독은 “체력과 힘, 스피드에서 남자 선수 못지않다. 국내 경기에서 박은선을 막으려면 항상 이중으로 수비를 해야 했다”고 말했다. 그는 “발목이 아프다고는 하지만 연습 게임에서 뛴 것으로 알고 있다. 풀타임은 어렵더라도 어떻게든 투입해 활용할 수는 있을 것”이라고 했다.
윤덕여 여자대표팀 감독은 14일 E조 2차전 코스타리카와의 경기를 앞두고 “총력전이다. 박은선을 후반에 교체 투입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미덥지 못했는지 박은선을 투입하지 않았다. 박은선은 16일 팀 훈련에서도 밝은 표정으로 연습에 임하는 등 겉으로는 발목 부상에서 벗어난 것 같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고질인 왼쪽 발목은 많이 좋아졌는데, 최근 러시아에서 다친 오른쪽 발목이 완전하지 않은 것 같다”고 했다. 송준섭 제이에스병원 원장은 “무릎을 다치면 경기에 나갈 수 없지만, 발목을 다치면 테이핑을 하고 뛸 수는 있다”고 말했다.
윤 감독은 박은선의 몸 상태를 주시하고 있다. 공 간수와 패스, 침투 능력이 있는 지소연과 함께 최전방에 내세우는 것이 스페인전 공격 조합 가운데 하나가 될 수 있다. 아니면 1·2차전까지 협력해온 지소연과 유영아를 내세웠다가, 후반에 박은선을 투입하는 방법이 있다. 박은선을 투입한다면 힘과 스피드를 활용한 정면 돌파가 가능하다. 스페인은 유럽 예선에서 42득점·2실점을 기록했는데, 월드컵 본선에 진출한 8개 유럽팀 가운데 공격·수비력 부문에서 4위로 평가받는다. 축구협회 관계자는 “박은선의 상황이 안 좋았다면 훈련에도 빠졌을 것이지만 계속 훈련에 합류해왔다. 파괴적인 공격수이기 때문에 투입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김창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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