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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축구·해외리그

허약한 선수층…여자축구, 기적을 넘어서자

등록 2015-06-22 18:54

캐나다 교민 등으로 구성된 응원단이 22일 오전(한국시각) 몬트리올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2015 캐나다 여자월드컵 16강전에서 프랑스에 0-3으로 패한 한국 여자축구 대표팀 선수들에게 힘찬 격려의 박수를 보내고 있다. 몬트리올/연합뉴스
캐나다 교민 등으로 구성된 응원단이 22일 오전(한국시각) 몬트리올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2015 캐나다 여자월드컵 16강전에서 프랑스에 0-3으로 패한 한국 여자축구 대표팀 선수들에게 힘찬 격려의 박수를 보내고 있다. 몬트리올/연합뉴스
월드컵 16강전 프랑스에 0-3 패배
“여자축구 저변 확대 없이는 앞으로 더 어렵다.”(김대길 해설위원)

22일(한국시각)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열린 2015 여자월드컵 16강 프랑스전 패배(0-3)를 지켜본 축구 전문가들의 시선은 풀뿌리 축구에 쏠려 있다. 한국이 16강까지 진출한 것은 대견한 일이지만, 경기의 질에서 세계의 높은 벽을 절감했기 때문이다. 프랑스 선수들은 드리블과 돌파, 스피드, 경기 운영 등에서 한국 선수들보다 한 수 위였다. 이영표 해설위원은 “한국 선수들이 마치 대학 선수들과 경기하는 고등학교 선수의 처지가 됐을 것 같다”고 빗댔다.

등록선수 다 합쳐도 고작 1705명
축구 선진국의 30분의 1도 안돼
개인기·경기운영 등 ‘세계 벽’ 절감

WK리그 작년 평균 관중 498명뿐
“동아리 활성화 등 접촉점 늘려야”

세계 수준과의 격차가 큰 이유는 여자축구의 저변이 엷기 때문이다. 2014년 한국의 여자축구 등록선수는 초등(422명), 중등(494명), 고등(367명), 대학(209명), 실업(213명)을 합쳐 1705명이다. 국제축구연맹(피파)이 2007년 발표한 프랑스의 여자축구 등록선수는 4만9000명으로 한국보다 30배 정도 많다. 여자축구 등록선수 4만5000명인 일본은 아시아에서 가장 두꺼운 선수층을 배경으로 2011년 독일 여자월드컵 정상에 오른 적이 있다.

한국은 2010년 20살 이하 여자월드컵 동메달, 2010년 17살 이하 여자월드컵 금메달을 땄지만 한계가 있다. 초등학교 때부터 전문선수의 길로 올인하기 때문에 소수 정예로 급성장시킬 수는 있지만 정작 20살 이상의 성인 무대에서 더는 발전하지 못한다. 17살 이하 월드컵 최우수선수 여민지의 경우 대학을 거쳐 실업에 진출했지만 고교 이후 부상 치료를 위한 재활에 많은 시간을 써야 했다. 이번에도 대표팀에 발탁됐지만 마지막 연습훈련 중 무릎을 다쳐 탈락했다. 김대길 해설위원은 “한정된 자원에서 잘하는 선수들의 능력을 어렸을 때 모두 써버려 나중에는 부상에 발목이 잡히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이번 월드컵에서도 박은선, 김수연 등은 몸이 정상이 아니었다. 지소연은 허벅지 부상으로 16강 프랑스전에 출전하지 못했다.

풀뿌리 여자축구의 활성화를 위해 학교 스포츠 동아리부터 여자축구에 배려를 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대길 해설위원은 “과거에는 운동 신경이 있는 아이들을 엘리트 축구부에 가입시켜 선수로 키웠지만 요즘엔 부모들의 반대로 그것도 어렵다. 아이들이 공부하면서도 축구를 할 수 있도록 환경을 바꿔야 한다”고 했다. 이지은 스포츠토토 코치는 “축구부가 아니라 초등학교나 중학교 때부터 여자축구 동아리를 활성화해야 한다. 여자로만 팀을 구성하기가 어려우면 남자팀 동아리에 1~2명이라도 합류시켜 같이 뛰도록 하면서 축구와 친근하게 만들어주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윤덕여 축구대표팀 감독은 “세계적인 수준의 축구를 하려면 선수들의 개인적인 능력이 필요하다. 우리는 프랑스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선수가 부족하다”고 말했다. 유럽의 강호로 우승을 노리는 프랑스(세계 3위)는 A매치 100경기 이상 출장한 선수를 여럿 보유하고 있지만, 한국에는 한명도 없었다. 한준희 해설위원은 “프랑스가 강한 것은 리그의 힘에 있다”고 전력차를 설명하기도 한다. 2009년 출범한 국내 여자 실업축구 WK리그의 지난해 평균 관중은 498명이었다.

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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