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선수들이 2일(한국시각) 캐나다 에드먼턴에서 열린 2015 여자월드컵 4강전에서 잉글랜드를 2-1로 누른 뒤 기뻐하고 있다. 에드먼턴/AP 연합뉴스
4년전 우승한 일본 2연패 도전
일본 여자축구대표팀이 2015 캐나다 월드컵 결승에 올랐다. 2011 독일 월드컵 챔피언 일본은 6일(한국시각) 미국과 결승전을 치른다. 4년 전 결승전에서 미국을 꺾고 우승한 일본이 이기면 월드컵 2연패를 이루게 된다.
세계 4위 일본이 2일(한국시각) 캐나다 에드먼턴의 커먼웰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잉글랜드(6위)와의 4강전 승리(2-1)의 배경엔 실력이 있었지만, 운도 따랐다. 반대로 잉글랜드는 경기 종료 90초를 남겨둔 후반 추가시간 2분대에 자책골을 기록하는 지독한 불운의 경기였다. 상대의 측면 침투에 이은 크로스를 잘라내려고 자기팀 골문을 향해 달리던 잉글랜드 수비수 로라 바셋이 발을 갖다댔지만, 공은 골 가로대를 맞고 골라인 안쪽으로 떨어졌다. 골 판독기에 의해 라인을 넘어갔다는 사실을 안 주심은 골을 선언했다. 경기가 끝나자 잉글랜드팀 선수들은 그라운드를 떠나지 못하고 우는 바셋을 달래야 했고, 지켜보는 영국 관중들은 악몽을 꾸는 것처럼 보였다.
일본 여자축구는 강했다. 신장은 작았지만, 측면을 파고드는 기동력이 좋았다. 수비 때는 늘 여러 명이 에워싸는 압박이 강했다. 여자축구가 학원을 중심으로 튼튼하게 뿌리내린 결실이 나타난 것으로 볼 수 있다. 일본은 전반 32분 아리요시 사오리가 벌칙구역을 파고들다가 페널티킥 반칙을 얻어냈고, 주장 미야마 아야가 차 선제골을 넣었다. 벌칙구역 바깥 쪽에서 반칙이 일어났다는 지적이 나왔다. 잉글랜드도 전반 40분 코너킥 상황에서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혼전 상황에서 스테파니 호튼이 쓰러졌는데 주심의 휘슬이 나왔다. 이 판정도 정확한 판정인지는 의구심을 자아냈지만, 잉글랜드가 페널티킥 동점골을 잡아내면서 경기는 팽팽하게 흘렀다. 그러나 후반 정규시간 뒤 추가시간 2분께 잉글랜드 수비수 바셋의 실수로 승패가 결정됐다. 마크 샘프슨 잉글랜드 감독은 “선수들이 모든 것을 쏟아부었다. 잘 싸웠다”고 말했다.
조별리그부터 큰 무리 없이 결승에 오른 일본은 강호 독일을 꺾고 올라온 미국을 상대한다. 일본은 2011 월드컵 결승에서 미국을 승부차기 끝에 누르고 처음으로 우승한 적이 있다. 일본의 상승세라면 2연패 가능성이 있다. 미국이 이기면 1991년, 1999년에 이어 3번째 정상 정복이 된다. 사사키 노리오 일본 감독은 “오늘 승리는 선수들의 강한 의지가 일군 성과다. 미국과의 결승전은 힘든 싸움이 될 것이다. 그러나 더 이상의 싸움이 없기 때문에 최선을 다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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