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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축구·해외리그

눈빛 다른 대표팀 ‘슈틸리케 리더십’

등록 2015-08-10 18:38

전략적 목표 월드컵 예선 향해
한일전·남북전 승패 부담에도
가능한 많은 국내파 출전 실험

“당일 최고선수 출전 원칙 지켜
K리거 사력 다해 뛰게 만들어”
7년 만에 동아시안컵 우승을 이끈 울리 슈틸리케 축구대표팀 감독이 10일 금메달을 목에 걸고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  인천공항/연합뉴스
7년 만에 동아시안컵 우승을 이끈 울리 슈틸리케 축구대표팀 감독이 10일 금메달을 목에 걸고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 인천공항/연합뉴스
생사를 건 전장에서 지휘관은 하나의 목숨이 아니다. 축구에서도 마찬가지다. 감독에 따라 팀은 강해지거나 약해질 수 있다. 9일 동아시안컵 우승 배경에는 울리 슈틸리케 대표팀 감독의 리더십이 있었다. “나에게 중요한 것은 여러분이다. 여러분이 자랑스럽다.” 북한전 무승부 뒤 중국과 일본의 경기를 지켜보던 하프타임 와중에 슈틸리케 감독이 라커룸에 선수를 모아놓고 한 얘기다. “우승이나 준우승 여부보다 여러분이 중요하다”라는 말을 들은 선수들은 어땠을까. 말 한마디로 천냥 빚을 갚는다는 격언처럼, 선수들은 우승컵과 자신감을 안고 10일 귀국했다.

■ 통합적 사고의 힘 신문선 명지대 교수는 “슈틸리케 감독한테서 기업을 운영하는 최고경영자의 모습이 보인다. 영업, 광고, 물류, 홍보, 조직 등 각 부문을 통합적으로 파악해서 방향을 정하는 시이오처럼 대표팀의 방향을 정확하게 잡는다. 자기 부문의 일만 협소한 시각으로 보는 것과 다르다”고 평가했다. 이번 동아시안컵은 한 사례다. 슈틸리케 감독은 해외파 없이 치른 이번 대회에서 가능한 한 많은 국내파 선수를 실험해보고 싶었다. 동아시안컵 우승보다 중요한 전략적 목표는 월드컵 예선이기 때문이다. 한일전이나 남북전에서 패배하면 비난을 감수해야 하는 위험도 있었다. 하지만 안전함보다는 변화를 택했다. 하재훈 프로축구연맹 감독관은 “당일 최고의 선수를 출전시킨다는 명확한 원칙이 지켜지면서 잠재력 있는 K리거 선수들이 슈틸리케 감독을 위해서 사력을 다해 뛰었다”고 평가했다.

■ 힘 실린 슈틸리케 모델 슈틸리케 감독은 새로운 얼굴을 발굴하는 데 귀재다. 동아시안컵 최우수선수로 뽑힌 장현수는 지난해 평가전을 통해, 공격수 이정협은 1월 아시안컵을 통해 떴다. 이청용의 후계자로 꼽히는 이재성은 3월 평가전에서 확보했고, 이번 동아시안컵에서는 미드필더 권창훈, 공격수 이종호와 김승대, 수비수 임창우 등 다수 선수들의 역량을 새로 확인했다. 전남의 공격수 이종호는 “앞으로 유럽파에 뒤처지지 않게 K리그의 힘을 보여주겠다”고 당차게 말했다. 신문선 교수는 “대표팀에 갔다 온 선수들은 경험에서 큰 자신감을 얻는다”고 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유럽파가 골 결정력을 보완할 것이라고 말했지만, 유럽파들도 주전을 장담할 수는 없다.

■ K리그도 자극을 받나? 프로연맹은 지난해부터 팀당 23살 이하 선수 두 명을 출전선수 명단에 넣고, 그중 한 명은 의무적으로 선발 출전시키도록 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5~6명의 젊은 선수들이 항상 팀에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 덕분에 슈틸리케 감독은 젊은 K리거의 덕을 톡톡히 봤다. 슈틸리케 감독은 한발짝 더 나간다. 그는 “K리그에서 좀더 질적인 발전이 선행돼야 한다. 라인을 올려 적극적으로 플레이를 한다든지, 상대의 강한 압박이 들어왔을 때 어떻게 헤쳐나갈지에 대해 부족한 점이 있다”고 했다. 하재훈 프로축구연맹 감독관은 “K리그에서 공격축구와 압박축구를 하는 팀의 선수들이 대표팀에 뽑힐 수 있고, 그런 선수들이 와야 대표팀 훈련에 빨리 적응할 수 있다는 것을 암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K리그에서도 엉덩이를 뺀 채 수비하지 말고 공격과 압박을 하는 축구 문화가 자리잡아야 한다는 것이다.

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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