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FA의 이적료 파생상품 ‘연대 기여금’ 효과 ‘짭짤’

이적료 중 20%를 12살~23살 시절 팀에 배분토록 규정
유망주 발굴해 키운 유소년 축구팀에 대한 배려로 시작

국제축구연맹(피파)이 이적료의 20%로 규정한 ‘연대 기여금’(Solidarity Contribution) 제도가 짭짤한 효과를 낳고 있다.

역대 10대 선수 최고액 이적료를 발생시키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입단한 앙토니 마르시알이 대표적이다. 1995년 12월5일생으로 만 19살인 마르시알은 프랑스 프로축구 AS모나코에서 맨유로 이적하면서 최소 3600만파운드(5000만유로)의 이적료를 기록했는데, 2013년 500만유로에 마샬을 영입했던 AS모나코만 대박을 터뜨린 것은 아니다. 2009년부터 2013년 여름까지 마르시알을 육성했던 리옹과 12살 시절 그를 발굴한 프랑스의 코 레쥘리(CO Les Ulis)클럽까지 연쇄적으로 선수 육성에 대한 지분으로 쏠쏠한 떡고물을 챙겼다.

피파는 선수 이적 때 발생하는 이적료 가운데 20%를 12살~23살 시절의 클럽팀에 배분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잠재력을 발견해 대 선수로 키운 유소년 축구팀 등에 대한 배려다. 미국의 <이에스피엔>은 프랑스 <레퀴프>를 인용해, 코 레쥘리 클럽이 12~14살까지 마샬을 데리고 있었기 때문에 60만유로의 연대 기여금 횡재를 하게 됐다고 전했다. 이 금액은 코 레쥘리 클럽의 연간 예산의 3배다. 4시즌 가량 마르시알을 데리고 있었던 리옹도 연대 기여금 혜택을 보는데, 200만유로 이상 규모다. 리옹은 애초 마샬을 AS모나코로 보낼 때 단서조항을 달아 두어 전체 이적료의 20%인 1000만유로를 추가로 확보했다.

독일 분데스리가 레버쿠젠에서 뛰던 손흥민(23)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토트넘 홋스퍼로 이적했다. 토트넘은 28일(한국시간) 홈페이지를 통해 최근 메디컬 테스트를 통과한 손흥민에 대한 이적 계약을 완료했다고 발표했다. 계약기간은 2020년까지 5년이고, 이적료는 3천만 유로(약 403억 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등번호는 7번을 받았다. 2015.8.28 연합뉴스

레버쿠젠에서 토트넘으로 이적한 손흥민도 마찬가지다. 토트넘은 2200만파운드(3000만유로)가운데 20%인 600만유로를 따로 떼어내, 손흥민이 거쳐갔던 레버쿠젠(8억원), 함부르크(7억), 동북고(1억), 육민관중(1억)과 후평중(2억), 춘천 부안초(1억)에 주어야 한다. 학교나 클럽별로 차이가 나는 것은 육성비가 적게 드는 12~15살 시기에는 연간 5%로, 16~23살까지는 10%로 연대 기여금 배분을 차등화했기 때문이다. 조준헌 대한축구협회 홍보부장은 “조만간 연대 기여금이 들어올 것으로 알고 있다. 요즘은 과거와 달리 축구 우승상금에도 과세가 되기 때문에 세금을 낼 경우 액수는 좀 줄게 된다”고 말했다.

피파의 연대 기여금 규정은 대형 선수 발굴에 대한 동기부여와 선수 몸값의 수직 상승에 따른 것이다. 3일 영국의 딜로이트의 이적시장 비용 분석에 따르면 프리미어리그는 이번 여름 사상 최고인 8억7000만파운드(1조5천억원)를 지출했다고 <비비시>가 보도했다. 프리미어 구단 중에는 맨체스터 시티가 1억6천만파운드로 가장 많은 돈을 썼다. 비비시는 “내년 시즌부터는 프리미어리그 중계권 수입이 세 시즌을 합쳐 지금의 30억1800만파운드에서 51억3600만파운드로 늘어난다. 프리미어리그 최하위 팀도 연간 9900만파운드를 받고, 챔피언은 1억5000만파운드 이상을 챙길 수 있어 돈을 쓸 여력이 커졌다”고 보도했다. 딜로이트 관계자는 “프리미어리그는 앞으로 더욱 많은 돈을 젊은 선수들에게 투자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창금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