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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축구·해외리그

슈틸리케 용병술 빛났다

등록 2015-09-03 22:31수정 2015-09-04 13:39

신문선의
차두리 빈자리 메운 장현수 ‘눈길’
라오스와는 전력차가 있기 때문에 대승이 예견된 경기였다. 하지만 최근 마친 동아시아축구대회에서 최우수선수(MVP)로 뽑힌 수비형 미드필더 장현수(광저우 푸리)를 오른쪽 윙백으로 기용한 것은 전혀 예상치 못했다. 이번 경기는 승부 이외에도 슈틸리케의 전술과 의도를 읽는 재미가 있다.

권창훈(왼쪽에서 둘째)이 한국팀의 세번째 골을 넣은 뒤 동료들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 맨 왼쪽은 이날 왼쪽풀백으로 출전해 3도움을 기록한 홍철이다. 첫골을 넣은 이청용(17번), 기성용(16번)도 보인다.  화성/연합뉴스
권창훈(왼쪽에서 둘째)이 한국팀의 세번째 골을 넣은 뒤 동료들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 맨 왼쪽은 이날 왼쪽풀백으로 출전해 3도움을 기록한 홍철이다. 첫골을 넣은 이청용(17번), 기성용(16번)도 보인다. 화성/연합뉴스
이번 경기의 체크포인트는 세 가지였다. 하나는 포르투갈 리그에서 세 경기 연속골을 넣고 있는 석현준(비토리아FC)의 활약, 두 번째는 차두리 은퇴 이후 후계자를 찾지 못한 오른쪽 측면수비수를 누구로 기용할 것인가, 마지막은 대표팀에서의 활약이 리그에서도 이어지며 ‘선순환’의 대표적인 사례로 떠오른 권창훈(수원 삼성)이 얼마나 활약할 것인가였다.

가장 관심을 받았던 석현준은 데뷔골을 기록하며 충분히 매력적인 공격수라는 것을 보여줬다. 기존 한국 공격수에게서 찾아보기 힘든 침투력이 있었고, 체격이 큰데다 돌파력이 있어 상대 수비에게 위협적이었다. 다만 상대팀이 워낙 수비 중심의 경기를 펼쳤기 때문에 석현준의 재능을 모두 확인하기엔 무리가 있었다.

차두리 후임자인 오른쪽 측면수비수로는 예상 외로 장현수가 나왔다. 장현수는 김영권, 홍정호와 짝을 이뤄 견고한 수비진을 형성했다. 이날 슈틸리케가 꺼낸 수비진은 포백이다. 하지만 왼쪽 측면수비수인 홍철이 활발하게 공격에 가담해 도움 해트트릭을 기록했다. 홍철의 돌파와 크로스는 화려하고 날카로웠지만, 그 배경엔 장현수의 안정적인 수비가 있었다. 홍철이 공격에 가담하면 포백은 스리백으로 변형됐다. 이런 전술을 ‘시소 수비’라고 한다. 한쪽 측면이 공격을 나가면, 다른쪽 측면이 뒤로 내려와 수비에 가담하기 때문이다.

기존에 장현수가 맡았던 수비형 미드필더에 정우영을 투입한 것도 묘수였다. 라오스가 수비 중심의 경기를 진행할 것이 예견됐기에 정우영의 정확한 패스와 투쟁력이 돋보였다. 이번 경기에서 정우영이 보여준 좌우 패스 연결은 기성용 못지 않았다.

세 번째 관전포인트인 권창훈의 활약도 여전했다. 지난번 동아시아대회 관전평에서도 언급했지만, 대표팀에서 뛰어난 활약을 펼친 권창훈이 리그에서 한 단계 성장한 플레이를 보여줄 것이라 예상했다. 실제 권창훈은 그 상승세가 이어지며 리그에서 두 경기 연속골을 넣었다. 이번 경기에서도 권창훈은 공격적인 돌파로 상대 수비진을 교란했고, 동료를 이용한 2대1 패스도 뛰어났다. 두 골 모두 장기인 왼발로 넣은 것도 인상적이다.

이날 경기에서 대표팀에 데뷔한 선수가 있다. 바로 골키퍼 권순태(전북 현대)다. 이 기용에도 슈틸리케의 원칙이 엿보인다. 권순태는 최근 케이리그 경기였던 성남전에서 여러 차례 결정적인 선방으로 팀의 1-0 승리에 기여했다. 반면 주전 골키퍼였던 김승규는 최근 소속팀 울산현대가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물론 전력이 엇비슷한 팀과 경기할 때, 권순태를 계속 기용할 수 있을까는 의문이지만, ‘현장을 중시한다’는 슈틸리케의 원칙은 다시 한번 강조된 셈이다.

끝으로 해외파의 활약에 대해 간략히 다루겠다. 이청용(크리스탈 팰리스)은 오랜만에 골을 기록했다. 대표팀은 물론 소속팀 경기를 포함해서도 오랜만에 골맛을 봤을 것이다. 최근 프리미어리그 소속팀에서의 출전 기회가 제한됐지만, 이번 경기가 반전의 계기가 될 수도 있다. 해트트릭을 기록한 손흥민은 토트넘이 제시한 400억의 이적료에 걸맞는 활약을 보여줬다. 다만 공을 가지고 있는 시간이 다소 긴 것은 옥의 티였다. 공을 가지고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 부상의 위험이 커지고, 공격 속도가 늦춰진다.

신문선 명지대 교수, 정리/윤형중 기자 hjy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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