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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틸리케 감독의 리더십...선수들은 그를 위해 뛴다

등록 2015-09-03 22:54

“김진현과 이정협이 부상으로 수술을 했다. 우리는 그들을 잊지 않는다.”

3일 화성 종합경기타운에서 열린 2018년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G조 라오스전(8-0승) 뒤 기자회견. 슈틸리케 감독은 사회자가 10여분간의 기자회견을 마무리짓자, “잠깐만!”을 외쳤다. 할 얘기가 있다는 것이다. 슈틸리케 감독은 마이크를 잡고, “부상 때문에 함께하지 못한 김진현과 이정협이 모두 최근에 수술을 했다. 두 선수에게 이 기회를 빌려 빨리 회복을 해 잘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응원의 메시지를 보낸다. 우리는 두 선수를 절대 잊지 않을 것이다. 다음에도 함께 할 것”이라고 했다. 듣기에도 가슴이 찡했다. 미디어를 통해 감독의 이런 신뢰를 듣는 선수들의 심정은 어떨까. 사극 드라마의 대사로 자주 등장하는 ‘주군을 위해 목숨을 바치겠다’는 것과 비슷하지 않을까.

슈틸리케 감독을 지켜보면서 느끼는 것은 그의 선수단 장악력이다. 이날 라오스전에서 승패는 이미 초반에 결정이 났다. 프로선수도 아닌 세미프로선수로 구성된 라오스팀은 적수가 되지 못했다. 하지만 슈틸리케 감독은 선수들이 골을 터뜨릴 때 더 없이 좋아했고, 주심의 판정이 기운듯하면 민감하게 반응했다. 아무리 약팀이라도 상대에 대해 경계하고 조심하는 마음을 솔선해 보여주자, 선수들도 90분 내내 전력을 다할 수밖에 없었다. 슈틸리케 감독은 “전반 15분이 지났을 때 이미 경기는 우리 쪽으로 기울어졌다. 그렇지만 선수들이 끝까지 열심히 뛰어 마지막 5분에 두 골이 더 나왔다”고 했다. 감독의 독려에 선수들이 끝까지 뛴 결과일 것이다.

슈틸리케 감독은 이날 경기 뒤 선수들한테 30분 이상 ‘쿨다운’ 훈련을 지시했다. 그냥 라커룸에 들어가 씻는 게 아니라 강도높은 스트레칭으로 몸을 풀도록 한 것이다. 대신 4일에는 회복훈련 대신 선수단에게 특별 휴가를 주기로 했다. 집에 가서 쉬거나 자면서 자유로운 시간을 보내라고 한 것이다. 강하게 틀어쥐었다가 풀어주는 양면 작전은 슈틸리케 통제력을 더욱 강화시키고 있다. 8일 레바논 원정을 위해서도 그렇다.

슈틸리케 리더십 효과는 이날 부임 이후 최다골 기록에서 입증이 됐다. 슈틸리케 감독은 “점수 차도 크게 이겼지만 내용도 좋았다. 상대가 예상대로 10명 전원 수비를 했는데 우리가 침착하게 우리의 플레이를 잘 펼쳤다”고 선수들을 칭찬했다. 맹장 밑에 약졸 없다는 옛말이 있다. 이날 라오스의 달비 스티브 감독은 “한국 선수들은 F1 경주차 같았다. 경기장 곳곳에서 압박을 했다. 급이 달랐다”고 말했는데, 슈틸리케 감독에 대한 찬사로 봐도 될 것 같다. 화성/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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