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드리아노, 사진 FC서울 제공 .
아드리아노, 오늘 첫 홈경기
이적뒤 4골…득점부문 선두
이적뒤 4골…득점부문 선두
가냘픈 체구(171㎝, 65㎏)는 성냥개비 같다. 처음 본 팬들은 ‘저 몸으로 어떻게 버티지’라는 의문을 가질 정도다. 하지만 훨씬 큰 장신 수비벽을 부드럽고 빠르게 통과한다. 골 결정력도 뛰어나 골키퍼에겐 악몽이다.
K리그 클래식 득점 선두(11골)인 ‘삼바 특급’ 아드리아노(28·FC서울)가 9일 저녁 7시30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포항과의 정규리그에서 안방팬들에게 첫선을 보인다. 서울은 수원과 함께 가장 열성적인 서포터스를 갖고 있는 팀이다. 7월 대전에서 서울로 이적한 아드리아노는 이전에 느끼지 못하던 뜨거운 응원에 끼를 더 발산할 수도 있다.
지난해 K리그 챌린지(2부) 대전에 입단한 아드리아노는 27골로 득점왕에 오르면서 팀을 클래식(1부)으로 끌어올린 검증된 해결사다. 올해 들어 서울 이적 전까지 7골을 터뜨렸고, 이적 뒤에는 3경기 4골로 펄펄 날고 있다. 이 추세라면 지난해 챌린지에 이어, 올해 클래식의 유력한 득점왕 후보다.
아드리아노의 장점은 매우 높은 수준의 축구 지능. 하재훈 프로축구연맹 감독관은 “공을 잡기 전부터 가장 효율적인 득점로를 그려서 정확하고 간결하게 골문에 접근한다. 예측 불가의 슈팅 타이밍 때문에 골키퍼가 당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브라질 축구의 기술과 리듬이 가장 완벽한 형태로 몸에 구현됐다. 10대 같은 장난기가 보이는 표정의 아드리아노는 과거 브라질 리그에서 골 뒤풀이로 마이클 잭슨의 춤을 추기도 했다. 2011~12년 중국 프로축구를 통해 아시아 무대로 진출했다가 실패를 맛봤기에 K리그에서의 성공 열망은 어느 때보다 크다.
4위까지 올라와 상위권 경쟁에 가세한 최용수 서울 감독도 아드리아노에 대한 기대가 있다. 최 감독은 “아드리아노가 정상적으로 플레이한다면 포항과의 경기에서도 좋은 결과를 예상한다”고 말했다. 대전에서와 달리 박주영 등 주변에서 도와주거나 협력할 수 있는 선수들이 많아 아드리아노한테 기회는 더 많아졌다. 이재하 서울 단장은 “큰돈을 들이지 않고 영입했는데 팀에서 제 몫을 잘해주고 있다”고 했다. K리그 클래식은 A매치 휴지기를 끝내고 9일부터 29라운드를 펼친다.
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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