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위 수원-5위 서울, 19일 라이벌전
후반기 순위경쟁속 총력전 태세
이전 경기에선 0-0 비겨 팬들 실망
후반기 순위경쟁속 총력전 태세
이전 경기에선 0-0 비겨 팬들 실망
“지난 경기에서 0-0으로 비길 때, 수원이 수비축구를 했다.”(최용수 FC서울 감독)
“우리는 수비 축구를 한 적이 없다. 수원은 역대 슈퍼매치를 통틀어 홈에서 0-0으로 비긴 적이 없다. 이번에는 득점을 내서 이기도록 하겠다.”(서정원 수원 삼성 감독)
오는 19일 오후 K리그의 대표적인 라이벌전인 서울과 수원의 ‘슈퍼매치’를 앞둔 양 팀 사령탑의 기싸움은 팽팽했다. 서정원, 최용수 감독은 팀의 주장인 염기훈, 차두리와 함께 17일 오전 서울 종로구 대한축구협회에서 마련된 기자회견에 나와 득점을 강조했다. 리그를 대표하는 라이벌전이지만, 지난 6월 경기에서 0-0으로 비긴 탓이다. 양 팀 감독은 다소 식은 슈퍼매치의 인기를 되살려야 하는 숙제도 안고 있다. 슈퍼매치는 경기마다 4만~5만명씩 들어차는 K리그 최고의 인기 라이벌전이었지만, 최근 들어 관중수가 2만~3만명으로 줄었다. 지난 6월 경기에는 3만9328명이 관람해 예년 평균 수준에 육박했지만, 지루한 경기 내용으로 팬들을 실망시켰다.
슈퍼매치는 지난 4월 프로축구연맹 조사 결과 한 경기에 112억원의 경제효과가 있다고 분석된 K리그의 대표적인 라이벌전이다. 두 팀은 프로축구 창립 이듬해인 1997년부터 라이벌 관계를 형성했다. 창단 첫해 준우승을 합작했던 수원 삼성의 김호 감독과 조광래 코치가 심하게 반목했고, 이듬해부터 안양 엘지에 조광래 감독이 부임하면서 수원과 불편한 관계가 형성됐다. 두 팀의 라이벌 관계에 기름을 부은 이는 다름 아닌 수원의 현 감독 서정원이다. 서 감독은 선수 시절 안양 엘지에서 데뷔해 6년간 뛰다가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 입단했고, 국내 복귀 때 친정팀 대신 수원을 택했다. 안양 엘지는 연고를 서울로 옮겨서도 수원과 라이벌 관계를 유지했고, 지난 20여년간 두 팀의 경기는 라이벌답게 많은 골이 터지고 박진감이 넘쳤다. 슈퍼매치가 스페인의 엘 클라시코(레알 마드리드와 FC바르셀로나의 경기), 영국의 맨체스터 더비(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맨체스터 시티의 경기), 이탈리아의 밀란 더비(AC밀란과 인터 밀란의 경기)처럼 리그를 대표하는 라이벌전이 된 배경이다. 슈퍼매치의 인기는 침체기를 벗어나지 못하던 K리그를 이끌어가는 원동력이기도 했다. 역대 전적은 수원이 32승17무25패로 서울에 앞선다.
이번 슈퍼매치는 후반기 K리그 상위권 순위다툼의 변수이기도 하다. 리그 2위인 수원은 이번에 패배하면 1위 전북을 추격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해지며, 3위 포항의 도전을 받는다. 5위인 서울은 경우에 따라 승리 한번에 3위까지 순위가 오를 수 있다. 양 팀의 주장도 슈퍼매치다운 경기를 보여주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K리그 통산 67개의 도움으로, 역대 1위인 신태용(68개) 현 올림픽대표팀 감독의 기록 경신에 도전하고 있는 수원의 주장 염기훈은 “이번 슈퍼매치에서 기록을 세우겠다”고 말했다. 서울의 주장 차두리는 “염기훈의 장단점을 잘 안다. 경기장에 모든 것을 쏟아부어 팬들이 감동할 수 있는 경기를 하겠다”고 밝혔다. 수원의 신성 권창훈과 부상에서 재활중인 서울의 박주영도 출격을 준비하고 있다.
윤형중 기자 hjy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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