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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위팀을 4위로…‘학범슨’ 카리스마

등록 2015-09-24 19:06수정 2015-09-24 22:16

성남FC 돌풍 이끄는 김학범 감독
김학범 감독
김학범 감독
“감독님은 요즘도 밤을 새워가며 상대팀 전력을 분석합니다. 그분 정도면 관록으로 해도 될 텐데…. 공부 열심히 하는 지도자입니다.”

올 시즌 시민구단 성남FC 돌풍을 이끌고 있는 김학범(55) 감독에 대한 구단 관계자의 귀띔이다. 김 감독은 “맨날 하는 일인데, 낮에는 시간 내기 어려우니 남들 잘 시간에, 내 직업이고 내가 좋아하는 일이라서 하는 것”이라며 껄껄 웃는다.

성남은 지난 2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C서울과의 2015 K리그 클래식 32라운드에서 미드필더 박용지의 환상적인 왼발 논스톱 슛으로 결승골을 뽑아내며 1-0로 승리해 ‘상위 스플릿’ 진출을 확정지었다. 13승12무7패 승점 51. 전북 현대, 수원 삼성, 포항 스틸러스에 이어 당당히 4위를 달리고 있다. 재정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시민구단 가운데 최고의 성적표다.

다음달 4일 33라운드를 마친 뒤 리그 1~6위가 벌이는 상위 스플릿에 들어가면, 리그 1~3위 팀에 주어지는 다음 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출전 티켓도 노릴 수 있다. 무엇보다 2부 리그인 K리그 챌린지로의 강등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성남 관계자는 “상위 스플릿에서 잘해 아시아 챔피언스리그에 진출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은근히 나타낸다.

작년 9월 감독 맡아 분위기 쇄신
요즘도 밤새워 가며 상대전력 분석
올시즌 ‘상위 스플릿’ 확정 지어
“시즌 목표는 없다, 매경기 최선뿐”

성남 일화가 해체된 뒤 이를 이어받아 시민구단으로 창단한 첫해인 지난 시즌 9위로 부진했던 것에 비하면 성남으로선 격세지감이다. 지난해 9월 새롭게 지휘봉을 잡고 팀 분위기를 확 바꾼 김학범 감독의 리더십이 선수들을 똘똘 뭉치게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 감독 스스로는 돌풍의 이유로 ‘자신감’과 선수들의 ‘넓어진 시야’를 들었다. “지난해 팀에 왔더니 선수들의 자신감은 땅바닥에 떨어졌고, 팀이 엉망진창이었어요. 축구는 성인이 되면 실력이 금방 늘지 않아요. 자신감과 경기를 보는 눈이 중요합니다.”

성남은 확실히 달라졌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교체멤버로 뛰던 23살 어린 스트라이커 황의조가 김 감독 아래에서 간판 스트라이커로 우뚝 섰다. 올 시즌 28경기 12골로 득점 랭킹 4위에 올라 있다. 14골의 김신욱(울산 현대), 13골의 이동국(전북 현대), 아드리아노(FC서울) 다음이다. 성남 유소년팀인 풍생고 출신이다. “의조는 1992년생으로 아직 어린데, 가지고 있는 게 참 많습니다. 우선 스트라이커 대부분이 몸싸움을 잘 안 하고 등지려고만 하는데, 의조는 안 그래요. 이런 부분에 강점이 있습니다. 두번째는 골대 앞에서 슈팅에 대한 욕심이 많은 게 좋아요. 스트라이커는 늘 골대를 확인하고 있어야 하고, 열리면 때려야 하는데, 의조는 단 20분 뛰더라도 슈팅 3개 이상 때리고 나옵니다. 앞으로 성장 가능성이 많아요.” 수원 삼성에서 영입한 고참 김두현(33)도 선수들의 리더로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중앙수비 윤영선(27), 미드필더 김성준(27)과 김두현, 황의조 등이 팀의 기둥이라고 김 감독은 말한다.

‘학범슨’. 언론들이 올해 김학범 감독 이름 앞에 새롭게 붙여준 별명이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전성시대를 이끌던 앨릭스 퍼거슨 감독의 이름을 빗댄 것이다. 그럴 만도 한 것이 김 감독은 올해 상위권인 전북, 수원과 격돌해 전혀 밀리지 않고 승리한 경험이 있다. 특히 감독 부임 이후 FC서울에는 1승2무로 한 번도 진 적이 없다. 황선홍 감독의 포항한테만 한 번도 못 이겼을 뿐이다.

김 감독은 ‘끈끈한 축구’를 추구한다고 한다. 선수들 사이의 끈끈한 조직력을 강조한다. “감독님 카리스마가 강합니다. 선수를 장악하는 능력이 최고인 것 같아요. 이전 감독은 강하게만 가는 면이 있었는데, 강약 조절을 잘하고, 지략이 뛰어납니다.” 구단 관계자의 설명이다.

올 시즌 목표가 뭐냐고 김 감독에게 물었다. 의외의 답이 돌아왔다. “없습니다. 다음 경기 상대인 인천 유나이티드를 잡는 것이죠.” 선수층이 엷은 열악한 시민구단 형편상, 한 경기 한 경기만 보고 최선을 다할 뿐이라는 것이다.

김경무 선임기자 kkm10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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