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셸 플라티니유럽축구연맹(UEFA) 회장.
블라터 자금 24억 수수 검찰조사
후세인, 회장 유력후보로 급부상
후세인, 회장 유력후보로 급부상
‘9년 만에 배달된 24억원’, 그 돈이 플라티니의 발등을 찍을 것인가?
내년 2월 예정된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 선거의 유력 후보인 미셸 플라티니유럽축구연맹(UEFA) 회장이 ‘검은돈’ 수렁에 빠졌다. 본인은 “받아야 할 돈을 늦게 받은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그의 이미지에 큰 타격은 불가피해 보인다.
영국 <가디언> 등 외신은 29일(현지시각) “피파 비리를 수사중인 스위스 검찰이 플라티니 회장을 부패 혐의로 조사하고 있다. 당선이 유력한 플라티니 회장이 피파 대권 가도에서 이탈할지도 모른다”고 보도했다. 플라티니 회장은 1998~2002년 제프 블라터 피파 회장의 특별 고문으로 일했다. 그 뒤 9년이 흐른 2011년 2월 블라터 회장으로부터 135만파운드(24억원)를 받은 것이 드러나 지난주 스위스 검찰의 조사를 받았다. 플라티니 회장은 사안의 중대성을 인식하고 이날 밤 <아에프페>(AFP)와의 인터뷰에서 “그 당시 블라터 회장이 재정 상황이 좋지 않다는 이유로 고문료 총액을 지급할 수 없다고 해 일부만 받았다. 내가 받을 권리가 있는 돈이었기 때문에 미뤄뒀다가 2011년에 요청해 받은 것”이라고 해명했다. 2011년 피파 회장 선거를 몇개월 앞둔 시점에서 블라터 회장으로부터 미수금을 받은 것에 대해서는, “선거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고 주장했다. 외신은 블라터 회장이 경쟁자인 무함마드 빈 함맘의 추격을 받으면서 플라티니 회장의 지지가 필요했던 시점이라고 전했다.
플라티니 회장에 대한 스위스 검찰의 수사 의욕은 강하다. 미하엘 라우버 스위스 검찰총장은 “플라티니 회장은 참고인과 피의자의 중간쯤에 있다. 우리는 진실을 밝힐 때까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10월26일 후보자 등록 마감을 앞둔 플라티니 회장은 “논란이 있지만 피파 회장 출마 뜻에는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스위스 검찰의 수사가 진행되고 있고, 입후보 시 피파 선거관리위원회의 윤리적 검증도 받아야 해 앞길이 험난하다. 영국의 <비비시>는 “잉글랜드축구협회가 너무 성급하게 플라티니 회장 지지를 표명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상대적으로 5월 피파 회장 선거에서 73표를 얻었던 알리 빈 알 후세인 요르단 왕자가 급부상하고 있다. 베팅업체들은 플라티니 회장을 예상 당선자 1순위에서 내리고 후세인 왕자의 이름을 넣고 있다. ‘반 플라티니’ 목소리로 존재감을 알렸던 정몽준 대한축구협회 명예회장의 득실계산은 복잡하다. 플라티니 회장의 표를 가져올 수도 있지만, 플라티니 회장의 위상이 떨이질수록 대항세력이라는 이미지를 활용하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김창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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