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 라 세레나의 라 포르타다스타디움에서 열린 2015 국제축구연맹 U-17 월드컵 조별리그 2차전 기니와 한국과의 경기에서 이승우가 돌파하고 있다. 2015.10.21(서울=연합뉴스)
오세훈 극적 ‘기습골’
한국, 기니에 1-0 승리
한국, 기니에 1-0 승리
최진철 감독의 교체 카드가 또 통했다. 16강을 확정한 결승타여서 더 짜릿했다.
최진철 감독의 17살 이하 축구대표팀이 21일(한국시각) 칠레 라 세레나에서 열린 2015 국제축구연맹(피파) 월드컵(U-17) B조 2차전 기니와의 경기에서 후반 45분 투입된 장신 골잡이 오세훈의 결승골로 1-0으로 승리했다. 한국은 2연승으로 최소 조 2위를 확보해 일찌감치 16강을 확정했다. 한국은 2009년 나이지리아 대회 8강 이후 6년 만에 이 대회 16강에 올랐다. 2011년과 2013년 대회에는 본선에 나가지 못했다.
18일 브라질과의 1차전(1-0) 때와 마찬가지로 최진철 감독의 교체카드 용병술이 이번에도 통했다. 최 감독은 0-0 공방이 종점으로 치달은 후반 44분30초께 지친 기색의 이승우(바르셀로나B)를 빼고 오세훈(현대고)을 투입했다. 최 감독은 18일 경기 때도 후반 38분께 이승우 대신 오세훈을 투입해 공·수에서 활약하게 만들면서 승리를 밀봉한 바 있다. 이번에는 경기 막판이어서 오세훈이 뛸 시간은 5분이 채 안됐다.
하지만 오세훈은 추가시간 2분을 향하는 시점에서 통렬한 왼발 결승골로 16강 진출을 확정하는 수훈을 세웠다. 왼쪽 미드필드에서 박상혁(매탄고)이 길게 올려준 공을 벌칙구역 정면에 있던 유주안(매탄고)이 낚아챘고, 유주안이 왼쪽 측면으로 쇄도하던 오세훈에게 절묘한 패스를 연결하면서 결승골이 터졌다. 오세훈은 달려 들어가던 속도록 정확하게 왼발 슈팅을 했고, 정확한 임팩트에 강하게 날아간 공은 오른쪽 골망 위쪽을 뚫었다. 선수들은 극적인 골에 얼싸안고 기쁨을 만끽했다. 이어 중앙선에서 기니의 공격의 시작되자 주심은 휘슬을 불어 경기 종료를 알렸다.
최진철 감독의 교체가 적중한 승부였다. 한국은 경기 내내 기니와 팽팽하게 맞섰다. 기니는 유연성과 개인기를 갖춘 공격적인 팀으로 한국을 압박해 들어왔다. 하지만 수비수들의 민첩한 동작으로 공을 잘라내면서 여러 차례 위기를 넘겼다. 한국의 공격은 이승우와 김진야(대건고)가 주도했는데, 이승우의 마지막 공간 패스가 조금씩 엇나가면서 결정적인 기회를 잡아내지 못했다. 이승우나 김정민의 강력한 슈팅은 번번히 기니의 수비벽에 걸리거나 골키퍼에게 막혔다.
최진철 감독은 후반 30분 발재간이 뛰어난 이상헌(현대고)을 투입하면서 승부수를 띄웠고, 여의치 않자 이승우를 빼는 결단을 내렸다. 상대에게 위협적인 이승우를 빼는 것은 감독으로서도 부담스럽다. 하지만 최 감독은 오세훈 카드를 집어 들었고, 승부수는 통했다. 1m85로 골키퍼를 제외하고는 한국 선수 중 가장 큰 오세훈은 1차전 브라질과의 경기에서도 후반 38부 투입돼 공격 뿐 아니라 수비에 가담해 공중볼을 처리하는 등 능력을 발휘했다. 이번 기니전에서는 자로 잰듯한 정확한 킥으로 기니를 궤멸시켰다.
신문선 명지대 교수는 “선수 대부분이 프로팀이 관리하는 고교팀 소속이다. 개인기와 경기 운영 능력 등 기본기가 충실하고 체력이 뛰어나다. 한국 축구의 저변 강화가 국제 대회에서도 효과를 드러내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국은 24일 잉글랜드와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를 치른다. 잉글랜드는 이날 브라질한테 0-1로 져 1무1패를 기록하고 있다.
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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