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진철 감독
‘U-17월드컵’ 한국, 잉글랜드와 0-0…조1위 16강행
16강대비 선수들 체력 비축·자신감 등 일석삼조 효과
16강대비 선수들 체력 비축·자신감 등 일석삼조 효과
최진철 감독이 강력한 팀 장악력을 과시하며 조 1위로 마감했다.
최진철 감독의 17살 이하 축구대표팀은 24일(한국시각) 칠레 코킴보에서 열린 2015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U-17) B조 3차전 잉글랜드와의 경기에서 0-0으로 비겼다. 한국은 2승1무(승점 7)로 이날 기니를 3-1로 대파한 브라질(2승1패·승점 6)을 따돌리고 조 1위를 확정했다. 한국은 29일 오전 8시 라세레나에서 A, C, D조 3위 가운데 한 팀과 16강전을 치른다.
최진철 감독은 이날 잉글랜드전에서 그동안 벤치에 앉았던 선수를 대거 기용했다. 감독으로서도 부담이 있는 선택이지만, 팀의 일체감을 위해서 모든 선수에게 기회를 주는 것만큼 확실한 것도 없다. 당연히 그동안 최전방에 나섰던 이승우(바르셀로나B)는 벤치에 앉았고, 선수들은 이승우 없이도 수비와 공격 양 측면에서 부지런히 뛰었다. 국내 중계 해설자는 “이승우가 없어도 선수들이 모두 잘 한다”고 평가했다.
주전 골키퍼 안준수(의정부FC) 대신 이준서(오산고)가 나섰고, 수비진에서는 김승우(보인고), 황태현(광양제철고), 미드필드에는 유승민(영생고)이 섰다. 넷 모두 이번 대회 들어 처음으로 그라운드를 밟았다. 또 그동안 후반 교체요원으로 뛰었던 이상헌(현대고)이 선발로 최전방에 섰다. 브라질전에 비해서는 6명, 기니전에 비해서는 5명의 새로운 선수가 선발로 나선 셈이다.
최진철 감독은 16강에 대비해 체력 소모가 심했던 선수들한테는 휴식과 회복의 기회를 주는 동시에 그동안 경기에 뛰지 못해 마음 고생이 심했던 선수들한테는 세심한 배려를 하며 변화를 택했다. 이런 용병술은 울리 슈틸리케 축구대표팀 감독의 전매특허로, 슈틸리케 감독도 경기의 경중에 따라 선수들에게 고루 출전의 기회를 주면서 팀의 응집력을 극대치로 끌어올리고 있다.
최 감독이 새롭게 배치한 진용은 처음에는 조직력을 살리지 못했다. 조별리그 두 경기에 출전하지 않았기에 상대적으로 호흡이 완벽하게 맞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반 잉글랜드의 집중 공세를 안정된 수비로 막아내면서 서서히 전열을 정비했다. 승리가 필요했던 잉글랜드는 이날 점유율(60%대40%), 슈팅(22-12), 유효슈팅(7-2), 코너킥(10-5)에서 한국을 압도하며 강하게 밀어붙였다. 하지만 끈끈한 수비로 공세의 파고를 넘어선 한국은 전반 26분 박상혁(매탄고)의 근접슛, 32분 이상헌의 코너킥 때 박상혁의 잘라먹기 헤딩슛으로 맞받아쳤다. 슈팅은 골대 옆이나 골키퍼 정면으로 갔으나 상대를 위협하기에 충분했다.
최진철 감독은 후반 시작과 함께 오른쪽 날개 김진야(대건고)와 풀백 박명수(대건고)를 투입하며 공수에 안정을 꾀했고, 후반 39분에는 기니전 결승골의 주인공인 오세훈(현대고)을 투입해 반전을 시도했다. 결국 무승부로 끝났지만 선수들한테 고루 기회를 주고, 16강에 대비해 일부 선수들의 체력을 비축하고, 무실점 행진으로 자신감을 불어넣는 등 일석삼조의 효과를 거뒀다.
최진철 감독은 경기 뒤 “오늘 많은 선수들을 새롭게 투입했다. 그들의 좋은 경기를 해 만족스럽다. 더 많은 능력이 있는 선수들이다. 반드기 이기려고 했지만 브라질과 잉그랜드에 앞서 조별리그를 마치게 된 것이 기쁘다”라고 말했다. 닐 듀스닙 잉글랜드 감독은 “우리가 속한 그룹은 힘든 조였다. (조 3위로 와일드카드를 받는 상황을) 이제 기다리는 일밖에 없다”고 했다. 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U-17 축구대표팀 선수들이 24일(한국시간) 칠레 코킴보의 프란시스코 산체스 루모로소 스타디움에서 열린 잉글랜드와의 대회 조별리그 B조 3차전 최종전에서 경기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15.10.24 연합. 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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