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K리그 챔피언결정 2차전
연장 종료직전 동점골로 승부차기
현대제철, 대교 꺾고 통합우승 3연패
연장 종료직전 동점골로 승부차기
현대제철, 대교 꺾고 통합우승 3연패
더할 나위 없는 최고의 명승부. 승패는 갈렸지만, 여자축구는 그 자체만으로 아름다웠다.
최인철 감독의 인천 현대제철이 9일 인천 남동아시아드럭비경기장에서 열린 2015 WK리그 여자축구 챔피언결정 2차전 이천 대교와의 경기에서 연장까지 120분간 1-1 무승부 뒤 승부차기 승리로 정상에 올랐다. 현대제철은 2013, 2014년에 이어 3년 연속 정규리그·챔피언전 제패로 통합우승 3연패를 일궈냈다. 반면 박남열 감독의 대교는 연장 전반 1-0으로 앞서갔지만, 종료 직전 내준 동점골 뒤 승부차기(4-3) 패배로 정상 문턱에서 눈물을 삼켰다.
라이벌 경기의 승패는 갈렸지만 120분간의 혈투와 승부차기는 한국 여자축구의 장기와 매력을 마음껏 발산한 최고의 명승부였다. 양 팀의 선수들은 모두 국가대표급이었고, 한국 여자축구를 대표한다는 명가의 자존심을 세워 죽을힘을 다해 뛰었다. 대교의 중앙수비수 박은선과 골키퍼 전민경이 특급 활약을 했다면, 현대제철에 포진한 골키퍼 김정미와 다수의 대표급 선수들은 투혼의 경기를 펼쳤다. 특히 현대제철의 외국인 선수 비야는 연장 후반 종료 직전에 얻은 페널티킥을 성공시키면서 싸움을 승부차기로 몰고 간 뒤 정점을 찍었다.
정규리그 2위로 챔피언전에 진출한 대교가 짧은 패스를 중심으로 잘게 썰고 들어갔다면, 정규 1위 현대제철은 최전방의 특급 외국인 선수 2명을 활용한 속도전을 펼치는 양상이었다. 전반전은 대교가 좀더 공격적인 우위를 보였다. 최전방의 김상은과 측면의 문미라, 패스 능력이 뛰어난 중앙 미드필더 권은솜의 공격 작업은 현대제철의 골문을 수차례 두드렸다. 하지만 현대제철의 국가대표 골키퍼 김정미는 결정적인 위기를 선방으로 처리하며 선수들의 사기를 끌어올렸다.
후반에는 현대제철의 공세가 두드러졌다. 후반 19분 비야가 골지역 왼쪽에서 골대 반대쪽을 보고 찬 공이 왼쪽 골대를 맞고 나올 때는 대교의 전민경 골키퍼도 가슴을 쓸어내릴 수밖에 없었다. 박은선도 전·후반, 연장까지 철의 방벽을 치며 잘 막아냈다. 시즌 중반 합류한 박은선은 9월부터 중앙수비수로 나섰다. 대교는 연장 전반 8분에 김상은의 골로 우승을 손안에 쥔 듯했으나 연장 후반 막판 페널티킥을 내주면서 통한의 눈물을 흘렸다.
승부차기에서는 4번째 키커까지 3-3 동점이었으나, 다섯번째 키커로 나온 대교의 골키퍼 전민경이 실축을 한 반면, 역시 다섯번째 키커로 나온 현대제철의 김정미 골키퍼가 골을 성공시켜 최후에 웃었다.
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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