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에 뛰겠다.”
프랑스 축구대표팀의 미드필더 라사나 디아라(30·마르세유)와 공격수 앙투완 그리즈만(24·아틸레티코 마드리드)이 17일(현지시각) 밤 런던 웸블리축구장에서 열리는 프랑스와 잉글랜드 대표팀간의 A매치에 출장하겠다고 밝혔다. 디아라는 이번 파리 테러로 사촌 누나를 잃었고, 그리즈만은 여동생이 바타클랑 극장에서 테러범들의 무차별 난사를 피해 탈출해 목숨을 건졌다고 밝혔다. 이번 테러 사건의 희생자·피해자를 둔 프랑스 축구대표팀의 주축 선수들로서 13일 파리에서 열린 독일과의 평가전에도 출전했다. 당시 경기장 주변에서 폭발음이 들렸고, 관전하던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은 비상 상황을 지휘하기 위해 자리를 떴으나 경기는 계속 진행돼 프랑스가 2-0으로 이겼다. 디디에 데샹 프랑스 대표팀 감독과 요하힘 뢰브 독일 대표팀 감독도 하프 타임 때 테러가 벌어졌음을 알고 있었으나, 선수들한테는 알리지 않은 것으로 보도됐다.
디아라는 경기 뒤 사촌 누나가 테러의 희생자가 됐음을 알고, “사촌 누나는 맏누나 같은 분이었다. 이런 테러의 시기에 프랑스 국가와 프랑스의 다양성을 대표하는 우리 모두가 색깔도 종교도 없는 공포와 단호히 맞서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팀 동료인 그리즈만도 여동생이 가장 많이 사람이 숨진 바타클랑 테러 와중에 탈출했다고 알렸다. 그리즈만은 “신이 내 동생을 보살폈다. 희생자와 가족을 위해 기도한다”고 밝혔다.
디디에 데샹 프랑스 축구대표팀 감독은 둘이 받았을 충격을 고려해 잉글랜드와의 A매치에 참석하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 하지만 <스카이스포츠>는 둘이 경기에 나서겠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앞서 잉글랜드와 프랑스 축구협회는 “축구를 통한 연대로 17일 예정된 A매치를 취소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애초 잉글랜드 축구협회가 프랑스 상황을 고려해 연기를 제안했으나, 프랑스축구협회가 “경기는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가 열리게 될 웸블리축구장은 프랑스와 잉글랜드 A매치 때 자유, 평등, 박애를 뜻하는 프랑스 국기의 파랑, 하양, 빨강색으로 아치를 장식하고, 개막식 애국가 연주 때는 프랑스의 라마르세유 가사를 모든 전광판에 내보내 잉글랜드 팬들이 따라 부르면서 연대감을 표시하도록 할 예정이다. 또 이번 A매치 수익금 전부를 프랑스적십자 등에 기부할 예정이다. 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사진 위키피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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