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선홍 포항 감독(오른쪽)이 29일 포항스틸야드에서 열린 2015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FC서울과의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관중에게 인사하고 있다. 황 감독은 이날 경기를 끝으로 사령탑에서 물러났다. 포항/연합뉴스
포항 황선홍 감독 고별전
서울에 역전승 ‘유종의 미’
“휴식·공부” 그라운드 떠나
김신욱 득점왕·염기훈 도움왕
서울에 역전승 ‘유종의 미’
“휴식·공부” 그라운드 떠나
김신욱 득점왕·염기훈 도움왕
‘수고하셨습니다….’
황선홍 포항 스틸러스 감독은 프로 고별전 승리에 뿌듯해했고, 패장 최용수 FC서울 감독은 졌지만 꽃다발을 전달하며 아쉬움의 포옹을 했다. 한국 축구의 명선수 출신으로 ‘황새’(황선홍)와 ‘독수리’(최용수)로 불린 두 감독의 프로 맞대결은 당분간 볼 수가 없다. 아기자기한 패스와 공격 축구로 팬들에게 재미를 선사했던 황 감독이 제2의 도약을 위해 잠시 프로 무대를 떠나기 때문이다. 하지만 팬들은 마지막 경기에서도 화끈한 공격력을 보여준 황 감독을 쉽게 잊지 못할 것 같다.
황선홍 감독의 포항이 29일 포항스틸야드에서 열린 2015 K리그 클래식 38라운드 마지막 경기에서 후반 추가시간 강상우의 결승골로 서울을 2-1로 꺾고 시즌을 마감했다. 포항은 18승12무8패(승점 66)로 3위가 되면서 내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황 감독은 프로 통산 99승째(99승49무47패)를 올렸다. 이날 전북 현대를 2-1로 꺾은 수원 삼성은 2위(승점 67)를 확보해 내년 챔피언스리그 본선에 직행했다.
황선홍 감독은 마지막 경기에서도 ‘스틸타카’ 축구로 팬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최전방의 김승대를 비롯해 포항 선수들은 황 감독을 위해 부지런히 뛰어다녔고, 전반 16분 최재수의 프리킥 선제골로 기선을 제압했다. 아크 앞에서 찬 최재수의 왼발 킥은 서울의 골키퍼가 손을 쓰기도 힘들게 구석에 정확하게 꽂혔다. 포항은 후반 35분 서울의 재간둥이 몰리나한테 동점골을 허용하며 주춤했다. 하지만 프로 2년차 강상우가 후반 추가시간에 해결사가 됐다. 이날 후반 교체출전으로 프로 무대에 처음 데뷔한 유제호의 슛이 맞고 나오자, 강력한 땅볼 슈팅으로 결정타를 날렸다. 극적인 승리 뒤 황선홍 감독은 코칭스태프, 선수들과 일일이 포옹을 하며 이별을 고했다.
2011 시즌부터 포항을 지휘한 황선홍 감독은 2012년 축구협회컵 우승, 2013년 K리그·축구협회컵 제패로 실력을 인정받았다. 2013년에는 외국인 선수를 영입하지도 않았다. 황 감독은 탄탄하게 기반을 잡은 포항 구단의 유소년 시스템을 적극 활용해 3년 연속 신인왕을 배출하기도 했다. 올해 시즌 초중반 부침이 있었지만, 후반기에 저력을 발휘하며 3위로 올라섰다. 부산 아이파크에서 3년, 포항에서 5년간 사령탑을 맡았던 황 감독은 휴식과 공부가 필요하다는 판단으로 재계약을 하지 않았다. 차기 포항의 사령탑은 최진철 감독이 맡는다.
이날 K리그 종료로 기록 부문 수상자가 결정됐다. 울산 현대의 김신욱이 득점왕(18골)에 올랐고, 수원의 염기훈이 도움왕(17개)이 됐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12월1일 K리그 대상 시상식에서 신인상 격인 영플레이어상 수상자를 발표한다. 영플레이어상 후보로는 이날 수원전에서 동점골을 터뜨린 전북의 이재성, 성남의 골잡이 황의조, 수원의 미드필더 권창훈이 각축을 벌이고 있다.
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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