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스포츠 축구·해외리그

무서운 미국, 피파를 공황으로 몰고가다

등록 2015-12-04 16:17수정 2015-12-04 16:42

 국제축구연맹(FIFA)의 부패 스캔들을 수사해온 미국 검찰이 3일(현지시각) 5명의 전·현직 집행위원을 포함한 16명의 주요 관계자들을 추가로 기소했다. 이로써 미 검찰에 의해 기소된 FIFA 부패 관련 기소 대상자는 지난 5월의 14명에서 30명으로 늘었다. 사진은 마케팅과 중계권 등을 대가로 거액의 뇌물과 리베이트를 받아 기소된 알프레도 아위트(위 왼쪽) 회장 직무대행 등 북중미축구협회 관계자들. AFP 연합뉴스
국제축구연맹(FIFA)의 부패 스캔들을 수사해온 미국 검찰이 3일(현지시각) 5명의 전·현직 집행위원을 포함한 16명의 주요 관계자들을 추가로 기소했다. 이로써 미 검찰에 의해 기소된 FIFA 부패 관련 기소 대상자는 지난 5월의 14명에서 30명으로 늘었다. 사진은 마케팅과 중계권 등을 대가로 거액의 뇌물과 리베이트를 받아 기소된 알프레도 아위트(위 왼쪽) 회장 직무대행 등 북중미축구협회 관계자들. AFP 연합뉴스
꼭두새벽의 급습 작전, 범죄인 취급과 언론 노출, 적절한 타이밍과 효과의 극대화, 추가 수사 암시 효과….

미국 법무부가 국제축구연맹(FIFA)을 상대로 벌이는 ‘부패와의 전쟁’이 ‘독하게’ 진행되고 있다. 잊혀질만하면 새벽 급습작전으로 현행범 체포하듯이 피파 고위급 인사를 연행하면서 피파 내부 인사들은 엄청난 심리적 충격을 받았다. 미국은 스위스 수사당국을 통해 3일(현지시각) 스위스 취리히의 고급 호텔 ‘바우 오 락’에 머물던 피파 집행위원 겸 부회장 2명 등 11명을 체포했다. 전날 피파 집행위윈회의 개혁 관련 회의 참가했던 집행위원을 새벽에 급습해 구금한 것이다. 영국의 <가디언>은 연행 작전 몇시간 뒤 열린 피파 집행위원회 회의의 표정이 “장례식 같았다”고 표현했다. 제프 블라터 회장의 자격정지 징계로 임시 회장을 맡고 있는 이사 하야투가 회의를 주도했으나, 하야투마저 부패 추문에서 자유롭지 않아 피파 개혁을 논의하는 자리의 분위기는 가라앉았다.

피파가 느끼는 압박감은 미국 법무부의 강경한 태도로 더욱 커지고 있다. 미국 당국은 3일 5명의 전·현직 집행위원을 포함한 16명의 국제 축구계 인사들을 추가로 기소했다. 이들은 피파의 월드컵 중계권과 마케팅 권리 판매 과정에서 2억달러(2300억원) 이상의 뇌물을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스위스 검찰에 의해 체포된 알프레도 아위트 북중미축구협회 회장, 후안 앙헬 나푸트 남미축구연맹 회장 등이 해당된다. 미국은 앞서 5월에도 제프리 웹 피파 부회장과 에우헤니오 피게레도 집행위원, 에두아르도 리 코스타리카 축구협회장, 라파엘 에스퀴벨 베네수엘라 축구협회장, 훌리오 로차 니카라과 축구협회장 등 14명을 체포해 기소했다. 당시에도 스위스 수사당국은 바우 오 락 호텔을 새벽에 급습해 파급 효과를 극대화했다.

미국의 법무부 장관인 로레타 린치의 발언에서 미국의 집요함이 드러난다. 린치 장관은 이날 “이번 기소는 음지에 숨어서 조사를 피해가길 바라는 (피파의) 모든 범죄 혐의자들에게 명백한 메시지가 돼야 한다. 폭풍우가 지나가길 바랄 수 없을 것이다. 당신들은 우리의 추적을 피할 수 없다”고 했다.

미국의 강경한 의지는 피파의 오랜 단골 호텔인 바우 오 락을 두번씩 급습한 것에서도 드러난다. 5월의 급습 뒤 피파는 국제 축구인들한테 바우 오 락이 아닌 다른 호텔에 숙박하도록 권유하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다시 바우 오 락을 이용하는 피파의 손님들이 늘었다. 이날 피파 집행위원회 참가했던 주요 인물들은 스위스의 최고급 식당에서 저녁을 먹고, 일부는 바우 오 락의 바에서 술을 마시는 등 검찰의 급습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수사 당국이 피파 집행위원회가 열리는 피파 본부에서 이들을 연행하지 않고, 새벽에 바우 오 락 호텔을 급습한 것에는 의도가 있어 보인다. 일부 언론한테 정보를 흘려 집행위원 등이 차량으로 호송되는 장면을 노출시킨 것도 마찬가지다.

미국은 피파의 부패에 대한 사법권 행사와 관련해, “피파의 부정한 돈거래가 주로 미국의 금융기관을 통해 이루어졌기 때문에 사법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여전히 압도적인 미국의 경제력과 범죄인 인도 조약 등이 사법공조의 배경이 되고 있다. 피파의 부패가 만연했음에도 개별 국가가 이들의 행위에 대해 단죄하지 못했던 것도 사실이다. 피파가 진짜 강적을 만난 셈이다.

피파의 부패를 뿌리 뽑으려는 듯한 미국 사법당국은 피파 윤리위가 200만스위스프랑(24억원)을 주고 받은 블라터 회장과 미셸 플라티니 유럽축구연맹회장에 대해 90일간의 자격정지 경징계를 내린 것에 대해서도 불쾌해 하는 것처럼 보인다. 플라티니 회장은 1월 중으로 징계가 풀리게 되고, 그러면 자격을 회복해 2월 열리는 차기 회장 선거에 나설 수 있다. 그러나 바우 오 락 호텔 추가 급습에서 드러났듯이, 미국이 워낙 강경한 입장이어서 플라티니 회장이 끝까지 피파 회장 선거에서 완주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스포츠 많이 보는 기사

여자국수 김채영 9단, 박하민 9단과 결혼…12번째 프로기사 부부 1.

여자국수 김채영 9단, 박하민 9단과 결혼…12번째 프로기사 부부

파리 생제르맹·레알 마드리드, 챔피언스리그 PO 1차전 승리 2.

파리 생제르맹·레알 마드리드, 챔피언스리그 PO 1차전 승리

아깝게 메달 놓쳤지만…37살 이승훈, 역시 ‘한국 빙속 대들보’ 3.

아깝게 메달 놓쳤지만…37살 이승훈, 역시 ‘한국 빙속 대들보’

최성원과 차유람 앞세운 휴온스, 팀 리그 PO 기적의 막차 탈까? 4.

최성원과 차유람 앞세운 휴온스, 팀 리그 PO 기적의 막차 탈까?

한국 여자컬링, 일본 ‘완벽봉쇄’…2연승으로 1위 순항 5.

한국 여자컬링, 일본 ‘완벽봉쇄’…2연승으로 1위 순항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