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오후(현지시간) 카타르 도하 카타르SC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6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 C조 예선 한국 대 우즈베키스탄 경기. 한국 문창진이 추가골을 넣은 후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십 경기
우즈벡에 2-1 승리해 C조 2위
이라크는 예멘 2-0으로 이겨
우즈벡에 2-1 승리해 C조 2위
이라크는 예멘 2-0으로 이겨
거침없이 파고드는 ‘한국판 수아레스’ 황희찬과 예리한 결정력의 문창진. 두 포철공고 출신의 선후배가 올림픽호에 귀중한 승리를 안겼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올림픽축구대표팀이 14일(한국시각) 도하의 카타르 SC스타디움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23살 이하 챔피언십 C조 1차전 우즈베키스탄과의 경기에서 공격수 황희찬과 미드필더 문창진(2골)을 앞세워 2-1로 이겼다. 난적 우즈베키스탄을 꺾고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승점 3을 챙긴 한국은 2차 예멘전(16일)을 가벼운 마음으로 준비할 수 있게 됐다. 신태용 감독은 “어려운 상황에서 선수들이 잘 싸웠다. 2차 예멘전에서는 다득점을 노리겠다”고 말했다.
삼벨 바바얀 감독이 이끄는 우즈베키스탄은 만만한 팀이 아니었다. 체격적으로 큰데다 시종일관 강력한 압박을 걸어왔다. 한국 올림픽팀도 수비시에는 똑 같은 강도의 압박을 걸면서 경기는 90분 내내 좁은 공간을 탈출하기 위한 사투가 이어졌다. 하지만 집중력과 결정력에서 한국이 앞섰고, 페널티킥 선제골에도 행운이 따랐다.
승리의 주역은 20살 막내 황희찬(잘츠부르크)과 공격형 미드필더로 나선 문창진(포항). 둘 다 프로축구 포항의 지원을 받는 포철공고 출신으로 포항식 공격축구의 패턴이 몸에 익숙한 선수였다. 4-4-2 전형의 최전방에 진성욱(인천)과 함께 투톱으로 나선 황희찬은 전반 19분께 상대 벌칙구역 왼쪽에서 공을 잡자, 일대일 돌파를 결심한 뒤 엔드라인을 파고들었다. 한 명을 제친 뒤 맞닥뜨린 수비수를 피해 골지역 정면으로 공을 패스하는 순간 주심의 휘슬이 울렸다. 공이 우즈벡 수비수의 손에 맞았다는 판정이었다. 키커로 나선 문창진은 골키퍼 바로 옆 쪽을 노린 담대한 슈팅으로 첫골을 확보했다. 경기 뒤 문창진은 “희찬이가 본인이 차면 흥분할 것 같다며 나에게 양보했다”고 전했지만, 강하고 과감한 슈팅으로 첫골 기회를 살린 것은 순전히 문창진의 힘이었다.
첫골을 내준 우즈베키스탄은 공세의 파고를 높였다. 선수들이 빠르데다 체력적으로 강하게 밀어붙이는 양상이었다. 신태용 감독은 류승우(레버쿠젠)와 이창민(전남) 등 공격적인 미드필더들도 적극적으로 아래로 내려와 수비형 미드필더 박용우(서울)를 돕도록 했고, 장신의 중앙 수비수 연제민(수원)과 송주훈(미토 홀리호크)은 상대의 골잡이인 이고르 세르게예프(185㎝)를 철통같이 막았다. 좌우 측면의 풀백인 심상민(서울)과 이슬찬(전남)도 개인기와 감각, 시야를 바탕으로 적극적으로 앞쪽으로 전진해 우즈벡이 마음 놓고 공격할 수 없도록 했다.
후반에는 한국이 초반 추가골을 터뜨리면서 안정적으로 흐름을 잡을 수 있었다. 역시 황희찬의 힘찬 돌파와 문창진의 정교한 슈팅이 화려했다. 황희찬은 후반 3분 왼쪽 측면을 깊숙히 파고든 뒤 골지역 반대 쪽으로 낮고 강하게 공을 찼다. 상대 골키퍼와 수비수 사이를 절묘하게 빠져나간 공은 반대편 골지역으로 쇄도하던 문창진의 오른발에 걸렸다. 공은 측면의 비좁은 틈을 파고들어 골망 위쪽에 꽂혔다. 상대를 제치면서도 동료의 위치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는 황희찬의 강력하고 낮은 패스와 문창진의 노련함이 빚어낸 작품이었다.
분위기를 탄 한국은 후반 13분 터진 도스톤베크 캄다모프의 왼발 중거리포에 한골을 내줘 주춤했다. 한국 수비수가 조금 떨어져 거리를 주자 냅다 찬 공은 시작부터 침착하게 위기를 잘 모면해온 김동준(성남) 골키퍼가 손을 뻗어도 닿을 수 없는 구석으로 향했다. 자칫 역공의 파고가 높아질 수도 있는 순간이 오자, 신태용 감독은 문창진을 빼고 권창훈(수원)을 투입했다. 마침 후반 25분에는 중앙선 부근에서 이창민과 공을 다투던 우즈베키스탄 선수가 과격한 슬라이딩으로 퇴장당하면서 숫적으로도 유리한 상황이 됐다. 한국은 권창훈의 돌파와 슈팅 등으로 우즈벡을 몰아붙였으나 더 이상의 추가골을 생산하지는 못했다. 하지만 막판 부상 후유증으로 경기를 더 뛰지 못한 이창민 대신 최전방 공격수 김현(제주)을 투입하는 등 강공 기조를 유지하며 우위를 지켜냈다.
신태용 감독은 “약간의 실수가 있었지만 전체적으로 선수들이 잘 싸워주었다. 예멘전에서 이겨야 2연승으로 편하게 갈 수 있다. 예멘을 쉽게 생각해서는 안되지만 다득점으로 무조건 이겨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열린 C조 이라크와 예멘의 경기에서는 이라크가 2-0으로 이겨 조 선두가 됐다. 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13일 오후(현지시간) 카타르 도하 카타르SC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6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 C조 예선 한국 대 우즈베키스탄 경기. 한국 황희찬이 드리블 돌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올림픽팀 C조 중간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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